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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쑤루쑥 Jun 20. 2021

오늘도 힘 빼기

JYP의 어깨론을 좋아한다. 뭐든 힘 빼고 하는 게 좋다. 나의 하루도. 힘 빼고도 잘 굴러가는 하루가 진짜 만족스러운 하루다. 그럼 나는 언제 힘을 줄까? 마음의 평화가 깨질 때. 언제 마음의 평화가 깨질까? 시간이 촉박할 때. 두 아이 데리고 맞춰야 할 시간 약속이 날마다 꽤 많다. 등하교, 등하원 등. 둘이 싸울 때. 박 터지게 싸울 때가 있다. 내 몸이 아플 때. 주양육자의 컨디션이 육아의 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꽤 자주 생각한다. 중대한 고민거리가 터졌을 때. 최근 집 문제가 그랬다. 결국 몸과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나는 쉽게 힘을 주는 것 같다. 미간, 성대 그리고 어깨에. 그리고 그런 날이면 어김없이 동심이들은 내 눈치를 엄청 살핀다. 자기들 잘못도 아닌데 내게 사과를 하기도 한다. 나는 자괴감에 괴로워하다 얕게 잠든다. 그런 날일수록 잠이라도 많이 자랬는데.  


사실,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그 여파가 이제는 좀 예측이 된다. 아이고, 오늘 좀 조심해야겠군. 힘 좀 빼야겠군. 그렇게 힘 빼려고 할 때 우선 애들을 생각한다. 용량 초과된 건 내 그릇 내 문제인데 애들이 애먼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생각. 근데 그게 잘 안 먹힐 때가 있다. 그럴 땐 나를 생각한다. 내가 이 고비를 평화롭게 잘 넘기면 내 마음이 편하고 내 하루가 그럭저럭 괜찮아지는 거라고. 힘 빼기를 다짐해야 하는 날일수록 내게는 전자보다 후자가 더 효과적이다. 그런데 말이다. 힘주는 게 더 힘들어야 하는 것 아니냔 말이다. 도대체 언제부터 힘 빼는 게 더 어려워진 걸까. 아이러니하다. 







Photo by Nattu Adna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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