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쑥쑤루쑥 Aug 09. 2024

글자와 그림 사이

작은 동심이의 한자 공부가 시작되었다. 방과후수업이다. 아이가 삐뚤빼뚤 써놓은 한자를 보면 '그래. 얘들 눈엔 그림 같겠다'란 생각이 절로 든다. 나는 아이들 어릴 적부터 알파벳 포스터는 붙인 적이 없다. 하지만, 한자 포스터는 붙여두었다. 내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이다. 좋아서였을까 그 반대일까. 전자다. 어릴 때 부모님께서 사자성어 만화책을 사주셨다. 한자는 제쳐두고 만화를 읽고 또 읽었다. 학원이랄게 지금보다 뻔하던 그 시절, 나는 할아버지 선생님들이 계시는 한자교습소에서 한자와 서예를 같이 배웠다. 내 경우 한자 그 자체보다는 한자 '쓰기'를 더 즐겨했지만. 덕분에 한자는 많이 까먹었지만.


한자는 우리말과도 다르고 다른 외국어와도 또 다르다. 단언컨대, 의지만으로 단기간에 완성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우리말의 70%가 한자어 아니던가. 정보를 잘 이해하고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익히게끔 하려 한다. 두 아이 모두 한자의 길로 인도했다. 처음부터 재미있다고 빠져들던 큰 동심이와는 달리, 작은 동심이는 재미없단다. 그러다, 지난 학기 분량을 조금씩 복습한지 1주일만에 필체가 많이 개선됐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초파리는 여름 초~ 파리 파~ 파리 리~지?"라고 묻는다. 틀렸으면 어때. 한자가 아닐까 뜻, 음을 헤아려보는 게 기특하다. 이맘 때 큰 동심이의 어록이 오버랩된다. 틈만 나면 날 엄마 대신 "어미 모~~~", 동생을 "아우 제야~~~"라고 불렀더랬다. 우리의 목표는 한자 급수 따기다. 초등 시절을 관통하는 '발전'에 한자가 한 몫했으면 한다. 성공적인 여정이 되길 바라며 요이 땅! 




사진: UnsplashNiketh Vellanki

  

매거진의 이전글 비교의 민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