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성범죄 솜방망이 처벌하는 이유
이번 영상은 일반인은 접근 불가한 다크웹, 다크넷에서 세계 최대 아동성포르노 싸이트를 운영한 손정우가 2018년 미국,영국,한국의 공조수사에서 어떻게 검거됐는지, 그 과정에서 숨겨진 이야기, 한국은 왜 이렇게 성범죄 처벌이 약한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손정우가 2015년 부터 2년 8개월간 운영한 세계 최대 아동성학대 동영상 싸이트 '웰컴투비디오'가 미,영, 한국의 수사 공조로 2018년
3월 손정우의 서버, 하드가 있는 집을 찾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을 잡아들이는 과정에서 아동 성학대 영상 제작에 희생된 23명의 어린이들을 구출하기까지, 손정우를 어떻게 잡을 수 있었는지, 이와 관련한 기사가 2019년 10월 CNN에서 르포로 나왔었습니다.
사실 한국에는 얼마전 n번방 사건의 조주빈, 박사방등 성매매 제작 + 유포와 관련된 범죄가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죠. 그런데도, 손정우는 1심에서 집행 유예, 항소에서 겨우 실형 1년반을 선고받고 올해 6월 말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는데, 미국에서 신청한 송환 여부 결정, 여론 반영등으로 두 달간 구속이 연장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송환 여부는 7월 6일에 재판부에서 다시 결정한다고 하네요.
손정우의 다크웹 싸이트 '웰컴투비디오'가 여타 다른 포르노싸이트와 달리 미국 사법 당국의 주목을 받은 이유가 두 가지 있는데, 그 첫번째는 바로 웰컴투 비디오가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으로 동영상을 결재하도록 시도해서 성공한 사례라는 것입니다. 손정우는 2년8개월동안 약 4억원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수익을 챙겼습니다.
2015년, 손정우의 다크웹 싸이트에서 비트코인결재를 시도하기 전에는 사실 비트코인은 웹상에서 거래 목적으로 사용되는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중학교를 중퇴한 것으로 알고 있는 손정우가 아주 어릴 때부터 컴퓨터 천재라고 불렸다는데 다크웹을 운영한 것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을 연동시킨걸 보니 그렇게 불릴만 하단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그 똑똑한 머리를 이런 추악한 범죄에 사용했다는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손정우가 유통시킨 8테라바이트의 어마어마한 동영상의 45%, 즉 거의 절반 가까이의 동영상이 기존에 인터넷에서 떠돌던 동영상이 아니라 새로 제작한 것으로 유추되는 아동 성포르노였습니다. 즉, 박사방, n번방 같은 조주빈처럼 성매매 동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이 있고 이런 범죄조직에서 만든 영상을 '배포'하는 일이 있는데 손정우는 배포, 유통에 관여한 것이죠. 한국에서는 동영상 소지, 유포 '만'했다면 큰 범죄가 아니라는 인식이 있는데 사실 이런 성매매 범죄는 단독으로는 도저히 실행할 수 없는, 배후에 엄청난 범죄조직이 연루돼 있다는걸 의미한다고 합니다.
2018년 미국, 영국, 한국의 공조수사로 '웰컴투비디오'를 적발했을 때, 전 세계 128만명이 가입돼있었고 이 중 337명을 검거했는데 이 가운데 228명이 한국인 (가장 많음), 그리고 미국 92명 영국 18명 순이었습니다. 미국은 이 중 단 1회 다운로드만으로도 최소 5년, 1회 접속, 1회다운로드 한 사람에게 징역 70개월, 벌금 4천만원, 보호관찰 10년을 선고했습니다. 영국에서는 아동포르노를 제작한 카일 폭스에게 22년을 선고했구요.
반면에, 이 모든 동영상 유포의 주범인 손정우는 1심에서는 집행 유예로 풀려나고 검찰의 항소로 겨우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아 형을 살다가 올해 6월에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손정우의 여죄가 중대하다고 보고, 손정우를 미국으로 소환해서 재판을 받게하는 송환 요청을 한 상태입니다.
한국에서는 제작은 5년 이상, 영리 목적 판매 유통은 10년이하, 단순소지는 1년 징역, 2천만원 이하 벌금이지만 , 미국은 제작하면 최대 30년까지, 유통도 초범도 5년 최대 20년을 선고합니다.
게다가 손정우의 아버지가 아들을 한국에 남기게 하기 위해서 국민청원, 고발 등등 온갖 꼼수를 부리고 있는 걸 볼때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죠.
2019년 10월에 미국 CNN에서 손정우를 검거한과정을 보도하면서 이번 사건의 책임자인 Jessie . K . Liu 워싱턴 연방검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젖먹이까지 동원한 영상, 이번 검거로, 모든 사건을 다 기소하고 피해자 지원을 위한 기금을 복구하고, 이번 사건으로 아이들이 더 안전한 세상에 살 수 있도록 하겠다. 이 끔찍한 범죄에 연루된 다크넷의 아동 성범죄자들을 끝까지 다 찾아내서 반드시 처벌하겠다. "
"Children around the world are safer because of the actions taken by US and foreign law enforcement to prosecute this case and recover funds for victims," said Jessie K. Liu, an attorney for District of Columbia where the US case was filed. "We will continue to pursue such criminals on and off the darknet in the United States and abroad, to ensure they receive the punishment their terrible crimes deserve.”
한국에서는 성범죄 담당 검사나, 책임자가 기자회견에서 이런 의지를 표명한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 FBI등에서 아동성범죄자 리스트를 아주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 끔찍한 아동성범죄가 일어났지만 끝까지 처벌해서 아이들에게 오히려 이번 기회로 더 안전한 세상에서 살게 하겠단 말이 너무나 충격적으로 다가 올 정도네요.
우리나라는,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너무나 관대한 편이었던데다가, 사회 고위층이 연루된 성범죄도 많았던 터라 지금까지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진 적이 없었습니다.
이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사안의 심각성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같은 무게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게 제일 큰 문제겠지요. 변화는 이미 시작 되었겠지만, 손정우 미국 송환을 지지하는 국민 청원이 21만명의 서명을 받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 청원에 대한 직접 적인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위 기사를 바탕으로 제작한 제 유튜브 채널 동영상입니다.
영상에서는 손정우 검거 과정에 관한 비트코인 역추적에 대한 얘기가 더해졌습니다.
youtu.be/LVW12mtYt8I
관련기사 원문 링크 :
https://www.reuters.com/article/us-usa-crime-exploitation-idUSKBN1WV1WW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2006182670i
https://www.fnnews.com/news/202006191434332327
https://mnews.joins.com/amparticle/23607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