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EBS 특별기획 '통찰'>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인문·교양서

오래 전부터 한국교육방송공사가 야심차게 기획해왔고, 지난 2016년 4월부터 2017년 중반까지 EBS에서 방영됐던 프로그램 'EBS 특별기획 통찰'을 책으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동명의 이름으로 등장한 책은 ▲인간 ▲자연 ▲역사 ▲예술 ▲상생 ▲미래에 걸친 총 여섯 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다. 방송에서는 그보다 더 많은 영역의 통찰을 다뤄왔지만, 책은 그보다 적은 영역을 다룬다(아마, 향후 다른 영역들을 정리해 나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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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띠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질문하라, 질문하라, 그리고 질문하라! 바로 자신에게"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의 말인 '질문의 강조'는 이 책의 모든 영역을 관통한다. 결국, 다양한 영역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스스로를 향해 질문하는 힘을 길러주고자 하는 것이 <통찰>의 기획 의도이기 때문이다.

책은, '인간'의 영역을 설명하면서 '통찰'의 의미를 설명한다. 책의 제목이자, 우리 모두가 갖춰야 할 소양인 통찰은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봄'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책에서는 '통찰(洞察)'의 '통'이 '동굴(洞窟)'의 '동'과 같은 한자를 쓴다면서, 통찰을 위해서라면 자신만의 동굴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설명의 힘을 더하기 위해 등장한 인물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 2년 간 자신만의 동굴을 찾아, 월든 호숫가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간 그의 책 <월든>은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권장되고, 또 읽히기 있는 인문·교양서다. 한편, 원시 동굴에서부터 하이젠베르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간사를 다루는 영역도 꽤나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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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관통하는 단어는 '상생', '공생'이다. 인간이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에서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로 거듭나기까지의 핵심적 요소는 바로 타인과 더불어(협력하여) 살아온 힘에 있다. 모든 챕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상생의 맥락.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인지하고, 행해야 할 태도다. 2부 '자연' 영역에서도 이전에 분리됐었던 자연과 과학 영역을 아우른 자연과학과 그에 대한 미래를 이야기하고, 예술에서도 적확한 맥락은 아니지만 예술의 참된 의미를 인스피레이션. 즉, 타인과 후세에 영감을 줄 수 있는지에 둔다고 말한다. 상생의 소재를 다루면서는, 이기적 유전자와 이타적 행동을 설명하면서 상생의 의미를 설명한다. 한편, 기생충과 <손자병법>을 한데 묶은 10장에서는, 손자의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를 언급하며 생존의 참된 의미를 이야기한다.

많은 독자들이 미래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할 것이다. 마지막 챕터인 '미래'에서는 인공지능을 중점에 둔 미래를 예측한다. 설명을 돕기 위해, 인공지능을 다룬 영화들 <매트릭스>와 <그녀>가 언급되고 인공지능으로 인한 인류 생존에 대한 위기와 불안에 대해 언급한다. 인공지능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영역과 이타적인 면모, 그리고 '놀이를 통한 행복'에 대한 설명을 통해, 희망적 메시지를 전한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감동하며 읽었던 챕터는 7장 '단테가 그린 천국과 지옥'이다. 이 장에서는 단테의 <신곡>에 대한 설명을 토대로 인간의 숙명인 죽음과 그것이 전하는 삶의 가치가 설명된다. 어차피 인간의 시작(탄생)과 끝(죽음)은 정해져 있으니, 우리는 현재에 충실히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 'Seize the moment', 'Carpe diem' 등은 끊임없이 들어왔을 경구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금 현재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한편, <신곡>을 통해 영웅의 모험(여행)기에 대한 언급도 등장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시련과 고통이 선사하는 가치'에 대해서도 인지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는, 2~30대 10명 중 9명이 우리나라를 '헬조선'이라 부르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삶을 대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일러준다.

책 <통찰>은 과학(앎 중심의 공부)이라는 씨줄과 인문(삶 중심의 공부)이라는 날줄의 교차점을 통해 우리의 삶이 보다 가치로울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힘을 길러야 발전할 수 있는 법. 지오바마 방한 시 그가 건넨 질문권을 이용한 기자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처럼, 지금까지의 우리는 질문을 두려워해왔다. 앞으로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에 능해져야 하지 않을까? 자신의 정체성을 인지할 수 있는,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있는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을 발휘했을 때 우리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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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은, 지난 2015년과 2017년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는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지대넓얕), 채사장 저/한빛비즈)>과 비슷한 구성의 책이다. <지대넓얕>을 흥미롭게 읽었던 독자라면, <통찰>에도 만족할 거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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