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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이 작품은 단순한 스포츠 영화가 아니다

오는 11월 16일 개봉을 앞둔 영화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을 앞서 감상했다. 이 영화는 빌리 진 킹이라는 실존 인물의 삶 일부를 토대로 제작된 것.

이 영화가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실화에 대한 감동 코드와 함께 빌리 진 킹 역을 맡은 여배우 엠마 스톤의 연기 변신에 대한 기대도 있을 것이다. 작년, <라라랜드>로 할리우드 최정상 여배우로 우뚝 선 엠마 스톤의 완벽 변신! 예상대로, 역시나, 아니 예상 이상의 만족도를 선사했다. 빌리 진 킹의 실존 모습과의 완벽한 싱크로율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까. 뿐만 아니다. 빌리 진 킹의 상대역 바비 릭스를 연기한 스티브 카렐의 싱크로율은 어마어마하다!





엠마 스톤과 스티브 카렐의 싱크로율과 연기력 뿐만 아니라, 영화 자체가 지닌 감동 코드도 좋다.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들이 그렇듯 전개 방식은 무난하나, 실화 그 자체가 지닌 임팩트가 감동으로 다가왔다. 사실, 필자는 빌리 진 킹이라는 인물에 대해 잘 몰랐었는데, 그녀는 여성의 권리와 양성 평등을 주장한 인물인 동시에, 성 소수자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인물이기도 했다. 실존 인물을 영화화한 작품들이 좋은 점은, 필자의 경험처럼 미처 몰랐던 훌륭한 인물들과 그들의 업적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데에 있다.





한편, 이 영화의 주된 '사건'인 빌리 진 킹과 바비 릭스의 테니스 시합은 가슴 벅찬 감동과 감격을 선사하는 주된 요소로 등장한다. 결국, 영화는 이 '빅 매치'가 있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냈다고 볼 수 있다. '세기의 성 대결'이라고 불린 테니스 여제와 전 남자 윔블던 챔피언의 대결. 이들의 대결은 단순히 테니스 실력을 겨루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두 남녀의 대결은 성 평등을 위한 일련의 역사적 사건이다. 이들의 경기는 1969년 루이 암스트롱의 달 착륙 이후 사상 최고의 시청률 및 북미 지역 테니스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보유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은 단순한 스포츠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사회 고발 영화'이기도 하다.

빌리 진 킹의 페미니즘 성향과 바비 릭스의 남성 우월주의적 거침 없는 쇼맨십들이 인상적이다. 더하여, 빌리 진 킹과 여성 집단을 비하하는 남성 단체들의 말(가령, "여자가 코트에 없으면 공은 누가 줍나요?"와 같은)들도 인물(집단)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요소들로 작용된다.

이 세기의 성 대결은 마치 일련의 스포츠 대결 경기로 펼쳐지는 듯 하나, 후반에 이르면서 갖가지 메시지들을 통해 가슴 뭉클한 감격을 선사한다.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1970년대에 당당히 여성의 권리와 양셩 평등을 주장하는 위대한 여성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위대한 실존 인물과 사건, 그들을 거의 완벽히 연기해낸 배우들의 연기, 1970년대 감성을 잘 드러낸 갖가지 장치와 배경 묘사에 이르기까지.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은 섬세하고 치밀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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