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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드 지니어스>

묘한 긴장감이 매력!

시험 부정행위를 소재로 한 <배드 지니어스>는 케이퍼 무비이자 성장 영화다. 천재 소녀 린과 그녀의 천재성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하려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실화를 기반화한다.



명문고 전학을 위한 인터뷰에서부터 시작되는 영화. 첫 장면에서부터 린의 천재성과 현실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보여지는대로, 린의 캐릭터는 '현실 천재'이다. 학비와 교통비 등을 암산해 진학 비용을 암산해내는 능력에서부터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드는 린. 그런 그녀에게 학교에서는 전액 장학금을 제안하면서, 린은 원하던 학교에 다니게 된다.

린의 부정행위는 '호의'에서부터 시작된다. 친구 그레이스의 목표 달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시험 정답을 지우개에 써서 알려준 것이 부정행위의 시작이다. 하지만 한 번 시작된 부정행위는 욕망과 뒤섞여 '펀이 커지고' 만다. 그레이스의 남자친구인 팟이 린의 능력을 돈으로 사기 시작하면서 린의 부정행위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린의 능력이 팟의 친구들 사이에서 입소문나면서 '대규모 부정행위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린 선생'의 피아노 운지법은, 피아노치기가 두뇌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학생(?)들의 시험 점수를 믿지 못할만큼 끌어올린다. 이 부정행위는 학교 시험에만 그치지 않는다. 팟의 미국 대학교 진학을 위한 STIC 테스트로까지 나아간다.

이 영화는 제법 신선하다. 여느 케이퍼 무비들과는 달리, '현실적인 면이 가득'하다. 주인공들은 고등학생이며, 그들의 활동 무대는 시험 전장이다. 소재만 생각하면 그다지 무겁지 않을거라 예상하겠지만, 정작 영화 속으로 들어가면 긴장감이 끊이지 않는다. 부정행위를 할라치면 거듭 등장하는 감시와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지고, 시험 종료 시각이 몇 분 안 남았을 때 '하필' 샤프심이 부족하다거나 하는 등 아이러니하고 손 떨리는 순간들이 연이어진다. 더하여, 도둑이 제 발 저리듯 부정행위를 범한 린의 내면 심리 때문에 긴장감이 가중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시·청각을 자극하는 리드미컬한 편집이다. 쫓고 쫓기는 자들의 움직임, 죄인들의 끓는 속을 고스란히 잘 표현해낸 신체 변화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처벌 받아 마땅한 부정행위이지만, 지켜보는 관객들의 속으로 '안 돼, 안 돼, 들키면 안 돼'라며 린과 친구들을 응원했을 것이다. 이 현실적이고도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배드 지니어스>가 지닌 매력 요소이다.



<배드 지니어스>에 등장한 캐릭터들은 다소 극단적이다. 재력과 재능이 양립할 수 없다는 기준 하에 펼쳐진 이야기다. 결국, 재력(욕망)만 믿고 삶을 탕진해버리는 이들을 이긴 것은 재능과 자의식을 갖춘 린이다. 한때, 거스를 수 없는 욕망에 사로잡혔던 린은 자신의 과거를 타산지석 삼아 교육자로서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자신의 잘못된 과거를 솔직하게 털어내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한다.

한편, 이 영화는 사회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이기도 하다. 욕망에 쉽게 결탁할 수밖에 없는 가난한 캐릭터, 범죄를 부추기는 (물질을)가진 자들이 넘쳐나는 세상을 풍자한 <배드 지니어스>. '묘한 매력'을 지닌 신선도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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