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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죄와 벌> 리뷰



동명의 원작 웹툰을 영화화한 <신과함께>. 워낙 많은 원작 팬을 확보한 작품인 만큼, 제작 확정 당시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원작을 접하지 않았던 나는, 영화 관람 후 원작의 팬이었던(하지만 영화는 접하지 못했던) 지인에게 영화에 대한 시놉시스를 알려줬는데, 원작의 면면들을 조합, 함축하고 조금은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신과함께>는 부제 '죄와 벌'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2편 제작을 언급했듯, 이번 영화는 시리즈물의 첫 번째 작품이다. 소방관 김자홍이 죽음 후 지옥에서 재판을 받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번 시리즈에서는, 자홍이 자신의 이승에서의 생활들을 사후에 돌이켜보며 자각, 반성하는 모습들을 보여줌으로써 관객 역시 지난 날들을 반성하고 성찰하기를 권고한다.





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했고 효심까지 가득했던 자홍은 차사들로부터 '귀인'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한다. 총 7개의 재판을 통과해 귀인임을 확정받으면, 자홍은 물론 차사들도 환생의 영광을 거머쥘 수 있다. 그리하여, 네 명의 인물들을 한 배를 타게 된 것이다. 귀인이기 때문에 재판 과정이 순항할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자홍의 삶에서 차사들이 알지 못했던 악행(혹은 나쁜 동기)들이 드러난다. 설상가상으로, 직계 가족들 중 한 명이 원귀가 되는 바람에 재판 과정은 험난한 모험이 되고 만다.


차사의 대장이자 자홍의 변호인인 강림은 이승의 일들을 조사하기 위해 직접 인간세계로 향하고 심지어 이승의 일에 가담(금기시되는)하기까지 한다. 그리하여, 지옥에서의 모험들은 더 큰 풍파를 겪는다. 과연 이들의 모험은 예상대로 성공에 다다를 수 있을까.





결국 <신과함께>는 사후 세계를 다루면서 관객들에게 올바른 삶의 가치에 대한 자의식을 일깨워준다. 누가 봐도 귀인으로 보여지는 자홍 역시 몇 가지 죄(실수)를 지었다. 염라대왕의 말처럼, 모든 인간은 죄를 지으며 살아가기에 우리는 그 누구도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영화는, 그 죄들에 대해 이승에서 벌 받지 않은 자들은 저승에서 그 벌들을 제단하여 죗값을 치르게 된다고 경고한다.





재판 관문들이 다루는 죄명들 중 그 어떤 곳도 피해갈 수 없었던 자홍처럼, 우리 모두는 동기든 사건을 일으켰든 악의 요소들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신과함께>는 악을 갖고 있다고 하여 죄인이라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염라대왕의 판결에 의해 자홍이 귀인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웹툰을 보지 않은 관객들 중 한 명으로서, <신과함께>는 확실히 흥미진진하며 교훈까지 안은 작품이라고 정리하고 싶다. 각 관문들은, 낯선 세계를 곧잘 그려낸 테마파크와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압도적이며 신기한 공간과 도구들을 통한 시각적 자극과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모습은 보는 재미를 더했고, 모성애, 우정 등의 휴머니즘 코드들은 감동의 눈물을 선사하는 요소들이었다.


아쉬웠던 점은, 이승의 원귀 이야기(자홍의 동생과 그의 군대 내 사연)에 많은 부분이 할애됐다는 점이다. 이는, 주인공 자홍과 그의 재판 과정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려 겉도는 느낌을 전했다. 집중도를 가하고 러닝타임을 조금 더 줄였다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신과함께>는 반성과 성찰, 다짐과 희망이 공존하는 연말연시에 걸맞은 영화다. 2편 역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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