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8>

지난 12년 간의 메가트렌드와 2018 트렌드 모두를 아우르는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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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혹은 그와 관련된 업종에 종사자들의 필독서라 볼 수 있는 <트렌드 코리아>. 이번 <트렌드 코리아 2018>이 특별한 이유는, 이 시리즈북이 올해로 탄생 10주년을 맞은 기념으로 그동안의 트렌드를 끌어모아 메가트렌드(사회 대다수 사람들이 동조하며 10년 이상 지속되는 경향)까지 정리해뒀기 때문이다. 하여, 이번 책은 특별히 소장할 만한 가치가 다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난 12년 간 한국을 관통한 메가트렌드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일에 대한 희망이 떨어진 지난 순간들. 하여, 이를 따르는 사람들은 작은 일에도 민감해하고 당장 지금, 현재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소비로 관심을 돌린다. 시발비용, 멍청비용, 탕진잼 같은 단어들과 그에 따른 소비 패턴을 보면 알 수 있다. 한편, 그동안의 상당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SNS의 대중화가 강해졌고 그로 인한 인간 관계의 변화도 일어났다. 더하여,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한 환경의 변화도 커졌다.


책이 도출해낸 메가트렌드 9가지는 다음과 같다.

▲과시에서 가치로 ▲소유에서 경험으로 ▲지금 이 순간, 여기 가까이 ▲능동적으로 변하는 소비자들 ▲신뢰를 찾아서 ▲'개념 있는 소비의 약진 ▲공유경제로의 진화 ▲개성 앞에 금기는 없다, 무너지는 경계와 고정관념 ▲치열한 경쟁과 안락한 휴식 사이에서


위 트렌드를 읽으면서, 필자 자신도 반영돼있음을 자각할 수 있었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오늘의 절재를 중시 여기던 세대와는 다른 소비 및 행동 패턴, 물질보다 경험을 우선시 여기는 경험론자의 성향, 안락한 휴식과 가치 있는 삶의 의미를 중시 여기는 태도 등을 접하며 여러 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메가트렌드 정리에 이어 많은 독자들이 기다렸을 2018년 마케팅 트렌드가 상세하게 정리된다. 2018년은 황금 개의 해, 무술년이다.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는 2018 트렌드 슬로건을 '꼬리가 몸통을 흔들다(WAG THE DOGS)'로 내세웠다. 작은 것들의 강력함이 대두화되는 요즘에 걸맞은 슬로건이다. 가령, 대중 매체보다 SNS의 파급 효과가 커진 점, TV뉴스보다 카드뉴스가 구독자들로부터 인기를 얻는 점, 본품보다 사은품이, 백화점 푸드코트보다 푸드트럭이 강세를 보이는 것들이 직접적인 예다. 이제는 소외당했던, 규모가 작다고 파급력까지 적다고 여겨왔던 것들에 눈길을 돌려야 할 때다.



책에서 정리한 2018 트렌드 키워드는 10가지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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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지칭하는 소확행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수필집에서 첫 언급한 단어다. 소소하지만 확실히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들이 2018년에 강세를 보일 것. 사실, 이같은 트렌드는 몇 해 전부터 조짐이 있었다.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부터 많고 크며 거창한 것이 아닌, 물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중시 여기는 태도가 커진 듯 하다. 필자는 작년에 <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라는 책을 접했다. '휘게'는 덴마크어다. 덴마크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이 단어는 친밀감을 자아내는 예술, 마음의 안락함, 짜증스러운 일이 없는 상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들을 즐기는 일 등으로 해석된다. 책의 저자 마이크 비킹은 '촛분 곁에서 마시는 핫초콜릿 한 잔'이라는 비유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소확행이 바로 이런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도 '겨울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 '새로 산 청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등을 소확행의 형태라고 말한다. 필자의 행복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필자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소소한 행복'을 지향하곤 한다. 소확행은 순간의 트렌드가 아닌, 지속될 메가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2. 가성비에 가심비를 더하다 '플라시보 소비'

위약 효과를 뜻하는 '플라시보'. 마음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일깨워주는 단어다. 이제는 소비에서도 가'심'비를 고려해야 한다고 것이다. 사람들은 소비에 있어 가성비를 중시해왔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것들을 구매해야 마음도 위안을 얻는다는 것이 소비 패턴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지난 2017년에는 소비자들을 위협에 빠뜨리는 많은 사건들이 벌어졌다. 살충제 달걀, 생리대 사건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안심하고 먹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안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3. 워라밸 세대

'일과 삶의 균형(Work-and-life-balance)'을 중시 여기는 워라밸 직딩의 출현은 눈여겨 봐야 할 트렌드다. 외국에서는 50여 년 전부터 인식되어오던 트렌드가 국내에서는 이제서야 등장하게 된 것. 사실, 필자의 성향은 '워라밸 최적화'라고 볼 수 있지만 이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고 하니 내심 기쁘다. 사실, 워라밸 세대가 아닌 기성 세대들 사이에서는 잦은 야근, 직장의 충성도가 당연시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바뀌었다. 직장보다 개인의 시간과 여가 활동에 대한 투자가 커진 자존감 높은 워라밸 세대의 이해도가 필수로 자리잡히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4. 언택트 기술

컨택트가 아닌 무인 기술과 서비스가 되두화될 것이라는 전망. 어디에서든 셀프, 기기화가 자리잡혀갈 것이라는 점에서는 많은 이들이 고개 끄덕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사람이 중심이다'라는 것이다.


5. 나만의 케렌시아

스페인어인 '케렌시아(Querencia)'는 나만이 알고 있는 아늑한 휴식 공간을 뜻한다.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넘어, 에너지를 모으는 곳이라는 의미까지 아우르는 케렌시아는 지친 현대인들의 위로 창구라도 봐도 좋을 것이다. 하여, 케렌시아의 공간을 확충할 수 있는 산업이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6. 만물의 서비스화

사람들이 돈을 쓰는 이유가 재화에서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전망. 아파트를 고를 때도 시공, 인테리어보다는 매력적인 서비스에 마음이 움직이는 현대인들이다. 서비스 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과 감정. 따라서, 소비자들의 시간 효율화, 감정 측정을 기반으로 한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야 할 때이다. 기능은 물론이거니와, 그것을 뛰어넘어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더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서비스 발굴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7. 매력, 자본이 되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의사결정을 내릴 때 비보상적 성향을 보인다. 보통의 소비자들은 구매할 때 가성비, 디자인, 서비스 등 다양한 요소들을 동시에 고려해 구매하지만, 이 시대의 소비자들은 다양한 요소에 만족을 느끼지 않더라도 하나의 매력에 빠지면 극단적인 비보상적 의사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매력이 자본이 되고 있는 이유는, 현대의 소비 기능이 자기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매력은 단지 예쁜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여러 결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깨비에 홀린 듯, 마법에 걸린 듯, 비이성적인 힘에 의해 이유 없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의미한다. 이런 매력을 갖춘 상품, 서비스의 개발과 함께 이를 어필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특히, 강력한 매력을 지닌 물품과 서비스라면, 선택 장애를 안고 있는 소비자에겐 강력한 구매 요인으로 작용될 것이다.


8. 미닝아웃

주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요즘, 의미(meaning)의 표현화가 트렌드화되고 있다. 함부로 드러내지 않았던 개인의 가치관과 성향, 생각들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미닝아웃 현상. 특히, 집회에 축제 가듯 참여하고 그 후기를 해시태그를 통해 표현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집단 속에서 개인이 튀거나 나서는 것을 마땅찮게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개인의 목소리와 입지가 높아지고 있는 이 시대에서 기업과 조직이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관은 '기본에 충실'할 것, '선한 것을 지향'할 것이다.


9. 이 관계를 다시 써보려 해

랜선이모, 티슈인맥, 반려식물, 결혼인턴제, 졸혼 등 다양한 인간관계가 속출하고 있는 요즘에는 관계에서도 가성비 원칙을 적용하려는 것이 특징이다. 관계를 위해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지만, 외로움은 해결하고 싶은 딜레마 속에서 자신만의 최적의 관계를 찾아 나선 현대인들의 트렌드가 돋보인다. 이제 관계에 있어 중요한 것은 본질이 아닌 필요, 애착, 소통 등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연상됐던 드라마가 있다. 최근 종영한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이다. 대출금을 갚기 위해, 낮은 보증금과 월세를 위한 개인의 이득을 위해 계약 결혼을 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해당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관계에 있어서도 이성적이고 또 이성적이어야 하는 현 시대. 하지만 관계는 결코 이성이나 이득을 위해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10. 세상의 주변에서 나를 외치다

개인의 원자화가 가속화되면서 그 누구도 의지할 수 없이 나로서기를 해야 하는 현 시대. 자존감의 3대 구성 요소인 자기 효능감, 자기 조절감, 자기 안전감 모두가 노동소외, 중독사회 등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하여, 많은 소비자들은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들은 우아한 윤리적 소비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타인, 관계의 밀도가 아닌 자기밀도를 높여야 하는 시기. 이는, 기업 및 조직 뿐 아니라 우리 개인 모두가 고민해야 할 영역이다.




<트렌드 코리아 2018>을 읽으며 헛헛하고 쓸쓸한 감정이 느껴질 때가 많았다. 개인주의의 대두화가 강해지고 있는 현 상황들이 씁쓸하긴 하지만 필자 역시 반대할 수 없는 부분들이다. 나 역시 이와 같은 트렌드에 몸 담고 있는, 그런 성향을 안고 있는 개인이니까. 이런 감정이 들었다고 해서 나 자신과 타인을 멀리할 수 없다. 이미 짙게 배어있는 가치관, 행동 양식을 거스를 수도 없다. 2018의 트렌드의 공통점은 '개인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1인 가구의 증가에서 비롯된 개인의 원자화, 그 개인은 개성과 매력을 사랑하고 자신의 가치관과 취향을 거리낌없이 드러낸다. 집단 체제인 직장에서의 시간보다(만큼이나) 개인의 시간을 중시 여기는 가치관, 지금 이 순간 나 자신의 가치와 자존감을 드높이고 싶은 욕망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행복이다. 행복 충족을 위한 개인과 사회의 노력들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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