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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15년 전 아내를 여의고 충남 금산에서 오랫동안 이발사로 살아온 모금산. 그에겐 외아들 스데반이 있는데, 그마저도 자주 만나기 힘들다. 홀로 이발소와 수영장, 맥주 가게, 자신의 집을 오가며 외로운 나날을 보내던 금산은 갑작스러운 암 선고까지 받는다. 영화는, 그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이번 크리스마스의 특별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총 네 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다. 일상, 계획, 여행, 작별, 그리고 성탄절. 금산의 지루하리만큼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보여진 후, 금산의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위한 계획이 세워지고 실행되는 과정을 담아낸다. 결국, 금산의 크리스마스는 잘벽일과 다름 아니다.


금산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계획은 단편영화 제작이다. 젊은 시절 꿈꿨던 영화감독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서울에서 영화 일을 하고 있는 스데반과 그의 여자친구 예원과 함께 자신만의 영화를 완성해나가는 금산. 낯설고도 특별한 금산의 영화는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상영된 금산의 영화 제목은 '사제 폭탄을 삼킨 남자'다. 폭탄을 삼키고 생애 마지막에 다다른 듯 보이는 폭탄을 삼킨 남자. 하지만 그의 두려움과 공포는 정작 폭탄의 스위치를 눌렀을 때 대수롭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 유쾌한 결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주제는, 우리네 인생이 비극으로만 이어져있지 않다는 것이다. 폭탄을 삼켰다는 명제는 그 폭탄이 터져 큰 사건(죽음)으로 이어져야 마땅해보인다. 많은 이들이 단편영화의 스토리가 그렇게 이어질 걸로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래서 영화를 본 모든 이들이 미소지을 수 있었던 것이다.



홀로 병실에 앉아 불꽃놀이를 지켜보며 좋아하던 강냉이를 씹어먹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따듯한 감동과 희망적인 메시지를 안은 섬세한 연출의 독립 영화로 기억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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