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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일드 <임시 남자친구>


일본 드라마를 좋아하는 나. 특유의 서정적이고도 괴짜스러움이 뒤섞인 감성이 좋다. 특히, 로맨스는 일본의 것을 극히 선호!
이번에 감상한 드라마 <임시 남자친구>는 제목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다.

<임시 남자친구>가 펼쳐지는 주된 공간은 사무실이다. 주인공은 두 여성. 한 명은 일과 사랑 모두 타협하지 않는 29세 토요시마 안. 다른 한 명은 결혼과 안정된 가정 생활을 꿈꾸는 38세 하라다 미키이다.

그렇다면 '임시 남자친구'의 정체는 누구일까. 바로, 안의 사내 애인 무라이 나오토이다. 나오토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파견 사원인데다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여사원들로부터 '노렌남'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안은 내세울 스펙도, 재력도 없는 나오토와의 연애를 숨기고 있다. 더 무서운(?) 사실은, 안이 나오토를 '임시 남자친구'라고 확정지은 사실이다. 둘의 연인 관계를 알게 된 미키와의 허심탄회한 대화에서 그녀는 나오토에게 언짢은 일이 생길 때마다 '임시(막간) 주제에!'라며 불평한다.

그럼에도 안은 '왜' 나오토와 교제하는 걸까. 바로, 안의 모든 불평과 푸념을 나오토가 다 들어주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힘들고 슬플 때 곁에서 위로가 되어주는 안식처 같은 존재라는 점. 나오토 역시 겉으로 센 척 보이지만, 속은 연약한 안을 감싸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그녀를 연인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다. 결국, 예상했겠지만 임시 남자친구의 위상이 뒤바뀌게 된다. 사람 자체를 사랑하게 된다면, 스펙 정도는 과감히 무시하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사랑의 기적'이라고 드라마는 말한다.

미키의 연애 사정은 어떨까.
그녀는 10년 간 교제했던 사내 연인과 결혼까지 약속했지만 파혼당하고 만다. 결혼이 인생의 목표였던 그녀에게 좌절이 닥친 것. 그런 그녀에게 접근하는 25세 영업부 직원 다카하라 슌. 무언가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겠지만, 역시는 역시였다. 일에 대한 패기로 가득한 슌은 미키의 집안(인맥)을 보고 그녀에게 접근한 것이다. 한편, 미키도 헌신짝처럼 버려진 여자라는 사내 직원들의 인식을 거두기 위해 슌과의 교제를 이어가려 한다. 하지만, 이렇게 개인의 이득을 챙기기 위한 이기적인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사랑은 당연히 오래가지 못한다.

<임시 남자친구>는, 일과 결혼 모두 타협하지 않겠다던 여성과 결혼이 인생이 전부라고 생각해오던 여성의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안은 타협이라기보다는 진정 어린 사랑을 찾아가 결국 결혼하게 되고, 미키는 결혼에서 한발짝 멀어져 일에 대한 욕심을 키우게 된다. 각자의 확고한 인생(결혼)관이 바뀌게 된 두 여성을 통해, 인생의 모든 것이 자신이 그리던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사랑에 있어 필요한 것은 진정성임을 다시금 새기게 됐다. 사랑은 수동적인 행위가 아니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내면의 끌림으로부터 기인되는 것이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나의 연애·결혼관을 돌아볼 수 있었다. 가장 간절히, 뼛속깊이 들었던 생각은 '진정한 연애를 하고싶다'라는 것이다.

<임시 남자친구>는 총 8화로 구성돼 있는데, 스토리 전개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속전속결의 연애 시작과 결혼 다짐 등은 현실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그래서일까.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 전달력이 더 강하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번에 몰아 보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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