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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영화 <빈센트>

무리수는 있지만…

졸업 작품 같은 느낌 있지만, 성장 코드가 엿보이는



독립 영화 <빈센트>는 주인공의 성장기를 보여준다. 성장하게 된 주인공은 '반만호;. 부족한 상식과 돈 등으로 열등감과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던 시골촌놈 출신의 그는, 아버지가 사뒀던 땅으로 익약 부자가 된다. 졸부가 된 그는 세상의 모든 것을 돈으로 가지려 든다. 그런 탓에 그를 향한 시선은 '돈 밖에 없는 무식한 놈'으로 보여질 뿐이다. 그러던 중, 홧김에 300억 원을 호가하는 반 고흐의 '파이프를 물고 귀에 붕대를 한 자화상'을 덜컥 사버린다. 단, 세계적 유물인 그 그림은 6개월에 한 번씩 공개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림의 기역도 모르는 그의 가정부는 작품을 햇빛 내리쬐는 마당에 버리는가하면, 설상가상으로 그림에 새똥이 묻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 상식 부족한 반만호는 새똥을 없애고자 그림을 지우려다 되레 망가뜨리기까지 한다. 큰일났다. 자신이 돈을 지불하고 샀지만, 자신만의 것이 아닌 작품 때문에 곤혹을 치르게 된 만호.


한편, 반 고흐의 그림을 손에 갖지 못해 애 타는 이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태호'. 그는 그림을 갖기 위해 만호의 집에 무단 침입까지 하는 등 고군분투한다. 결국, 만호의 사정을 알게 된 그는 만호가 망가진 그림을 만회하기 위해 그린 모작에 놀라고 만다. 6개월 간 이뤄낸 기적 같은 모작. 그림을 손에 갖고자 했던 태호는 뛰어난 화가 한 명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돈 밖에 몰랐던 이가 돈 이외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빈센트>. 상당한 무리수가 따르는 소재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귀여운 면모를 갖춘 작품이기도 하다. 시트콤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상황들 덕분에 몇 차례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기 때문. 모작 덕분에 실력을 인정받은 사람이라는 주인공 설정도 다소 과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억지스러울 정도로 급작스러운 면들이 있지만, 소소하게 감상하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만호가 화가로 거듭나기까지에 있어, 그가 구매한 작품 속 고흐와 비슷한 외면과 닮아가는 장면들은 나름 귀여웠다. 오래된 친구에게 귀를 맞아 고막에 손상이 가게 돼 붕대를 감은 모습이며, 모작 작업 시 파이프를 문 장면을 보여주는 장면 등.


반 고흐를 좋아해서 보게 됐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여서 끝까지 보게 된 영화. 훌륭하지는 않지만 '귀엽다'라고 기억될 만한 작품이다. 세계적 명작을 너무 패대기친 부분이 있지 않았나, 하는 면에서는 염려와 무리수가 따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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