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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소록도' 여행

전남 고흥 소록도를 찾았다. 섬 이름의 소록은 '작은 사슴'을 의미한다. 소록도 이전의 원래 명칭은 '녹도(鹿島)', 즉 '노루섬'이었다고 한다. 지금의 소록도의 명칭이 붙여진 이유는, 섬 모양이 작은 사슴을 닮아서이다.

소록도는 한센병 환자들의 주거지로 유명하다. 사실, 이 점이 여행지로 선택한 주 이유이기도 했다. 특정 집단이 모인 공간에 대한 호기심….

꽤 많은 시간을 거쳐 도착한 소록도. 주차장에 들어섰을 때 들었던 첫 느낌은 '응? 휑한데?'였다. 주차장에서 보였던 건, 오르막 도입에 위치한 우체국 뿐.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이왕 온 김에 산책 겸 마을 내로 진입했다. 물 빠진 바다 풍광을 즐기며 찬찬히 걸었다. 걸어가는 과정에서 마을에 대한 설명과 한센병의 역사 등이 쓰여진 표지판들을 읽었다.



마을로 향하는 길



실제, 소록도 내에는 한센병 환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 초입에는, 일제 시대 부당한 학살을 당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이름을 외친 이들의 기념비가 세워져있었다. 병원 입구 옆으로 난 샛길 벽면에는 타일벽화들로 채워져있었다. 샛길을 지나면 위로는 중앙공원이, 아래로는 박물관과 주거 지역을 만나볼 수 있다.



마을 초입의 기념비



산책하며 느낀 점은, 소록도 내의 공기가 기막히게 쾌청했다는 것이다. 철저한 경비와 보안이 이뤄지는 이곳은 금연 지역이다. 거기에 바다와 숲길로 조성된 공원이 있기에 공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는 것. 차량 역시, 관계자 외 출입이 통제된다.



사슴 벽화



아쉽게도 설 연휴 기간인지라, 박물관 구경은 할 수 없었고 중앙공원 일대 산책을 하며 힐링을 즐겼다. 걷는 과정에서 감금실 등 아픈 역사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래서인지 마음 한 구석이 짠하기도 했다.





아픈 역사가 서린 동시에, 현재도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하지만 훈훈한 모습들도 많이 봤기에 좋았다. 산책 도중 마주친 환자들은 친절했다. 또한, 봉사활동 중인 학생들의과 밝은 인사를 주고받는 것도 기분 좋았다.

병마와 싸우고 있지만, 마음만은 밝고 따듯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소록도. 인상 깊은 여행지였다.



소록대교 일대 드라이브 중 만난 일몰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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