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가 건넨 가르침
불멸의 스테디셀러 <어린왕자>를 해석한 책 <어린왕자의 눈>은, 기존에 이해해왔던 <어린왕자>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인식을 전달해줬다. 책의 저자는 홍콩중문대학 교수이자, 정치철학자인 저우바오쑹이다. 그는, <어린왕자>를 어른들을 위한 고전이라며 더 나은 개인과 관계, 사랑을 만들어갈 수 있는 혜안(慧眼)이 담긴 책이라고 소개한다.
책에는 꿈, 개인의 책임감과 행복, 타인과의 관계와 사랑 등에 대해 <어린왕자> 속 글귀들과 저자의 생각들이 반영돼 있다. <어린왕자>는 동심(순수)과 꿈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어린왕자가 다양한 인간 군상을 경험하면서 체득한 풍경, 그리고 그들에게 미친 영향, 장미와의 사랑 등이 담겨있는 복합적인 소설형 인문 서적이다. 이 값진 도서에 대한 저자의 해석은, <어린왕자>를 다르게, 혹은 소설처럼 간편히 읽었던 독자들에게 더 깊은 이해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어린왕자의 눈>에는, 소설에 대한 해석 뿐 아니라 현 사회적 풍토와 현대인들의 병폐와 고민거리들에 대한 원인과 해결 방법들을 제시한다. 모든 챕터들이 고개 끄덕일만한 글귀들로 가득 차 있지만, 특히 11장의 '우리가 이렇게 고독한 이유'가 가장 좋았다. 이 챕터의 서두는 이러한 질문으로 시작된다. '번잡한 도시에 살고, 많은 사람들과 왕래하며 살더라도 외딴 섬처럼 외로울 수 있다. 현대인은 애 이렇게 고독한 걸까?'. 이 질문을 접하는 순간 '아!'하며 다양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저자는, 생텍쥐페리가 이 질문에 가장 관심을 보였으며 <어린왕자의 눈>의 주제 또한 바로 이것이라고 말한다. 어른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고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저자는 사람이 고독한지의 여부는 옆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지의 양이 아닌,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인정한다. 사람 수가 고독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긴밀하고 진정성 있는 사람 몇몇이 있다면 고독할 이유가 없다. 또한, 고독과 외로움은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고 혼자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고독을 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도 인상적이었다. 안정적인 관계 유지를 위한 노력에 대한 글귀, 진정한 사랑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먼저 사랑할 줄 알야아한다는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 상처를 감수할 수 있는 용기 등에 좋은 글귀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안정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열정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귀 기울이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를 배려하고 어려움을 나누는 자세다. - p. 53
어린왕자는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사랑했기에 다른 사람의 사랑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 p. 89
여우가 상처받은 건, 여우와 어린왕자가 논쟁을 벌였거나 갈등이 생겼기 때문이 아니다. 여우가 어린왕자를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이다. 이 말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C. S. 루이스의 저서 <네 가지 사랑>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결국 사랑한다는 것은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사랑하여 보라. 그러면 틀림없이 마음을 졸이게 되고 어쩌면 마음이 찢어지게 될 것이다. 당신의 마음이 상하기 원치 않는다면 그 누구에게도, 심지어 동물에게도 마음을 주지 말아야 한다. - p. 96
상처를 받기 싫다면 아예 시작을 하지 말아야 한다. 시작하지 않으면 나중에 사랑 때문에 아플 일도 없다. 그래서 사랑에 넘어져보고 상처를 받아본 많은 사람들은 말하곤 한다. '이렇게 아픈 줄 알았다면 애초에 사랑하지 않았을 텐데.' 그런데 과연 이런 생각이 이성적인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 p. 99
마음을 다해 사랑하지 않았다면 상처를 받을 일도 없을 거야. 상처가 없는 사랑은 최고의 사랑이 아니야. 진짜 사랑이 아닌 거지. 103
지혜로운 여우는 지난 경험을 통해 사랑은 강요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p. 113
필자가 읽은 책은 <어린왕자의 눈 + 어린왕자> 세트이다. 저자가 옮길 원문의 문장들을 즉각 찾아볼 수 있어, 더 풍성한 독서가 될 수 있었다. <어린왕자>의 팬이라면 고개 끄덕이며 읽을 수 있을 책 <어린왕자의 눈>. 아직 <어린왕자>를 접하지 않은 독자라면, 세트를 구매해 원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