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걸었던 때를 회상해본다.
막히거니 부딪힐 것 없는 탁 트인 길이었다.
속까지 다 풀릴 듯한 탁 트인 시야와 맑은 공기 속을 걸었던 그때.
마치, 이 세상에 나 홀로 존재하는 듯한 느낌에 젖었던 그때.
어떠한 구속 없이, 자유로이 걸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던 그때.
걷고 걷다,
시간에 따라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하늘에 취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감탄했던 순간들.
사실, 별다른 특별함이 없는 순간이지만
나는 그때가 왜 그렇게 그리울까.
찰나의 행복이 수없이 쌓였던 그 순간은,
되돌아봐도 미소가 절로 번질만큼 행복한 추억이다.
그리워서,
그 행복을 다시금 느끼고 싶기에
같은 행위를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리 상태와 주변 상황이 다른 탓에 같은 행위를 함에도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는 아이러니.
그리워서,
돌아갈까, 라는 생각도 불현듯 스치지만
막상 돌아가기엔 포기해야 할 수많은 것들에 대한 욕망을 놓지 못해 추억으로만 간직하는 아이러니.
이럴 때면,
사람이 참 간사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어쩌면,
지나갔기에, 다시는 똑같은 상황, 마음가짐이 없기에
더 의미 깊은 추억이라는 생각을 하고있는 건 아닐까.
어찌됐든,
나는 하염없이 걸었던 그때가 사무치게 그립다.
물론, 그 그리움의 깊은 원인은 그때의 마음가짐에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