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강릉 여행] 강문해변


홀로 찾은 강릉.
쪽빛 바다를 본 지 오래되기도 했고, 요즘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았던 탓에 즉흥적인 결정을 내렸다.

새벽차를 타고 도착한 강릉. 강릉 바다는 어디든 좋기에, 가장 가까운 곳인 강문해변으로 향했다. 진또배기(솟대)마을에서 만난 이른 아침부터 스킨스쿠버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안고, 솟대다리 쪽으로 걸었다.


솟대마을에 자리잡고 있는 솟대들
솟대다리


솟대다리는 많은 이들의 사진 명소로 유명한 곳. 뿐만 아니라, 강문해변에는 다양한 상징물들이 세워져 찾는 이들이 특별한 추억을 남기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강문해변의 상징물들



쪽빛 바다의 전경을 조망하기 위해 오른 전망대. 이곳에서 내려다 본 해변에서는, 데이비드 호크니가 묘사했던 푸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른 아침 바닷빛을 보기 위해 찾은 가족 단위의 주민들, 누가 봐도 물놀이 여행을 떠나온 듯 보이는 동성 친구들의 모습, 낭만적인 추억을 만들기 위해 찾은 연인들의 모습까지. 다양한 관계의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물론, 나처럼 홀로 찾은 사람들도 곳곳에 보였다.



흐린 날씨가 예고됐던 강릉이지만, 다행히 오전까지는 햇살이 꽤 내리쬈고 더웠기에 바다 풍광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았다. 물론, 파란 하늘을 볼 수는 없었지만 자신의 색을 지키려는 바다의 노력은 확인할 수 있었다. 기분 전환엔 딱인 바다. 매섭고 거친 듯 보이지만,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포용해주는 바다는 따듯한 존재임에 틀림없다.

해변을 뛰노는 아이들 덕분에, 잊고 있었던 동심을 되찾은 듯한 기분도 (살짝)들었다. 홀로 모래를 퍼, 바다로 날리는 예닐곱살 정도의 남자 아이의 행동에 넋을 놓고 한참을 지켜보기도 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행동을 하면서도 즐거워하는 아이. 이런 걸 두고 천진난만함이라 부르는구나, 라는 것을 온몸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해변에서 답답했던 마음을 확 트고 나니, 허기가 왔다. 강문해변 근처에는 초당순두부마을이 있다. 이 마을에서 순두부를 즐기기 위해서 줄을 서는 노력은 피할 수 없다. 다행히 나는, 이른 시각에 찾은지라 줄을 서지 않고 든든한 밥 한끼를 즐길 수 있었다. 메뉴는 짬뽕순두부. 열심히 배를 채운 후, 소화도 시킬 겸 걸어서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을 찾았다.



5월의 첫 날, 근로자인 나를 위해 떠난 강릉 여행. 자연 즐기기엔 최적의 도시, 강원도. 이번의 짧은 바다 여행 또한 힐링 그 자체였다. 다음에 또 보자, 바다야. :D


매거진의 이전글 덕수궁 돌담길(영국대사관 후문 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