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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여행, 허균·허난설헌기념공원

강릉 초당동에 위치한 허균·허난설헌기념공원.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과 최고의 여류 문인으로 인정받고 있는 허난설헌 남매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문학 공원이다. 공원 내에는 허균·허난설헌기념관과 허난설헌 생가 터, 전통차 체험관과 허엽, 허성, 허봉, 허균, 허난설헌 시비 등을 볼 수 있는 곳들로 구성돼 있다.



입구에서부터 느껴졌던 녹음의 위대함. 이곳 기념공원의 부지는 꽤나 넓다. 남매의 이야기를 알고 생가 터나 공원 일대 산책하는 것을 추천한다.




허균·허난설헌기념관에는, 허균과 허난설헌 외 그의 아버지 허엽과 형(오빠) 허성, 허봉의 흔적도 확인할 수 있다. 허균과 허난설헌이 당대 유명한 인물이 되는데까지는 형(오빠) 허봉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특히, 허난설헌은 어릴 적부터 글 읽기와 시 짓기를 좋아했다곤 하지만, 그 당시 여성들에게 학문의 길이 넓진 않았던 탓에 교육을 받기란 쉽지 않았다. 여기에 허봉이 큰 힘을 실어주었던 것.


하지만 허난설헌의 삶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일찍 시집을 가게 돼, 남편을 돌보며 살림에 몰두했어야만 했고, 젊은 나이에 자식을 잃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다 일찍 세상을 등지고 만 것. 누이를 위해 남동생 허균은 누이의 시 200여 편을 모아 <난설헌 문집>을 펴냈다. 우리가 허난설헌이라는 존재와 그녀의 특기를 알게 만든 허균의 공 역시 대단하다.



허균 역시 대단한 인물.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접해봤을 <홍길동전>을 펴낸 인물이니까. 조선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허균. 하지만 그의 유명세는 삶의 탄탄대로와는 거리가 있었다.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던 생애뿐 아니라, 죽음마저 비참했던 그다.



기념관에서는 <홍길동전>의 해석(의미)와 의의를 적은 글을 확인할 수 있다. 실존했던 홍길동이라는 인물에, 사회 비판, 풍자, 양반에 대한 조롱 등의 요소들을 엮어 '재미있는 사회 소설'을 펴낸 허균의 공을 높이 사고 있었다. 특히, 허균이 창조해낸 이상국(향)인 '율도국'은, 참으로 획기적인 기획이 아니었나, 라고 생각할 정도로 대단한 소재라고 생각한다.


화장실 입구마저 향으로 뒤덮인 곳



기념관은 넓지 않지만,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빠져나와, 넓은 공원을 산책하는 시간은 이곳이 지닌 특별한 매력이다. 허난설헌 생가 터의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마당이 나오고, 그 안에 네모나게 지어진 본채가 자리잡고 있다. 안채와 사랑채로 갈리어 있고, 사이에 곳간이 있어 그 공간들을 구분짓고 있다.



온갖 꽃나무들이 어우러진 생가 터 일대는,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다. 뿐만 아니라, 공원 내부 또한 온갖 푸르름과 형형색색의 봄꽃들로 뒤덮여 있어, 나들이 온 듯한 설렘을 느끼게 해줬다.


저 고양이는 굉장한 애교를 지니고 있다


허균과 허난설헌의 이야기뿐 아니라,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을 선사하는 허균·허난설헌기념공원. 입장료도 없어, 부담 없이 방문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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