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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금각사

못봤다면, 이 아름다움의 존재 여부를 알기나 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볼거리가 없다고 예고했던 탓에 놓칠 뻔 했던 금각사. 한데, 놓쳤으면 큰일날 뻔했다. 놓쳤더라면 이렇게 생경하고도 기막힌 경관을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을테니 말이다.

본래, 여행 첫날에 은각사를 들른 후 이동하려 했다. 하지만 은각사가 너무 좋아 두 번을 돌고, 은각사 일대, 즉 '철학의 길'이라 불리는 곳이 정말(x100) 좋아 감탄하며 걸었던지라 금각사 입장 마감 시간을 훌쩍 놓쳐버리게 된 것. '다행히도' 이틑날, 가보고자 했던 곳을 부지런히 다녔더니 시간이 주어져 금각사로 향했다.

사실, 금각사에 입장하면 많은 이들의 말처럼 '금빛 사찰' 외에는 이렇다할 볼거리가 없다. 동전을 던지거니, 원하는 바를 기원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을 뿐이다. 하지만 나는, '금빛 사찰' 이것 하나에 완전히 매료됐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안내자가 '이곳입니다'라며, 연못 정원과 어우러진 금각사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위치로 안내한다.



일단 이곳에서 나는 "와!"하며 탄성을 내질렀다. 많은 관광자들이 이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댔다. 금각사 일대 전반을, 금각사를 확대하여, 금각사와 함께 말이다. 절대 한 번의 셔터로 끝내지 않는 관광자들의 모습에서 '저들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정원을 한 번에 내다볼 수 있는 곳에서 나와 출구로까지 이어지는 부지로 걷개 되는데, 이 과정에서 빛나는 금각사를 더 가까이(크게) 볼 수 있게 된다. 정말 아름답다. 이런 금박으로 둘러싸인 사찰의 모습은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놓쳤더라면, 나는 이 아름다움이 어떤 모습으로 빛나고 있을지 감히 예상도 못했을 것이다. 정말! 방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연거푸 했다.



3층으로 구성된 이곳은 각 층마다 건축 양식이 다르다. 1층은 후지와라기, 2층은 가마쿠라기, 3층은 중국 당나라 양식을 택해 독창적이고도 복합적인 디자인을 뽐낸다.

금각사는 '자연과 어우러져 더욱 빛'난다. 태양광을 그대로 내리받은 모습도 일품이며, 연못 물결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지붕 아래쪽도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아름답다는 말이 몇 번이나 해대는지, 이런 내가 조금 우습기도 하다.



이것 하나밖에 볼거리가 없어도, 이것 하나 때문에 충분히 가치 있는 곳, 금각사. 금박을 덧씌우는 작업은 교토 시민들의 세금으로 매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입장료는, 이 아름다움을 지속시키기 위하는 데 일조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성싶다.



사찰 안을 들여다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어찌됐든 나는 금각사 방문을 적극 권장하는 입장이다. 사시사철 언제나 찾아도 좋겠지만, '하늘이 맑은 날'에 방문하는 것이 위에서 언급한 '자연과의 어우러짐'을 확인하기에 더 좋은 조건일 것이다.



부처님의 사리(뼈)를 모신 사리전 '킨카쿠(금각)'가 특히 유명하여 킨카쿠지라고 불리고 있지만 정식 명칭은 '로쿠온지'라고 하며 임세종 소코쿠지파의 신사이다. 킨카쿠를 중심으로 한 정원, 건축은 극락정토를 이 세상에 표현했다고 하여 고코마츠천황을 초대하기도 했다. 2, 3층에 옻실을 한 위에 금박을 입히고 지붕은 널지붕으로 위에는 봉황이 빛나고 있다. 1층은 침전 스타일이고 2층은 무가 스타일, 3층은 중국풍 선종불전 스타일로 무로마치 시대의 대표적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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