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지 :D
우디 앨런의 영화들은 '사랑이란 완전히 미친 짓이지만 그게 미친 것이라는 걸 안다고 해서 사랑을 안 할 수도 없잖아?라는 이야기를 여러 가지 뉘앙스로 변주해서 펼쳐놓은 동어반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디 앨런의 영화는 늘 새롭다. 우리가 이별을 겪을 때마다 했던 맹세를 매번 까먹어버렸기 때문이다. 다시는 사랑 안 한다는 맹세 말이다. 아! 담대해지고 싶다! 사랑 안해. 사랑 안 한다고.
- 허지웅 에세이 <나의 친애하는 적> 중에서
사랑 안 해. 사랑 안 할 수 있어! 왜, 어렵지 않잖아...... 라고 말하지 못하는 내가 밉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랑에 나 스스로 너무 많은 제약을 두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디 앨런이 펼쳐왔던 온갖 미친 듯 보이는 사랑의 형태에 혀를 내두르면서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저런 남자 만나면 안 돼'라는 기준선을 만들어놓는 것 같다. 그런데 황당한 점은, 나는 우디 앨런의 영화들을 계속 본다는 점이다. 심지어 사랑한다! 그리고, 자꾸만 호기심이 간다. 왜냐, 남다르니까. 그런 다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면에서는 나(와 당신)의 과거와 닮은 점도 있으니까. 어쩌면 우디 앨런의 영화들을 보는 건, 앞으로 만날 조금은 다른 사랑의 형태를 간접 체험해보기 위해서는 아닐까. 혹은, 내가 평생 만나지는 않을 사람을 대리 경험해보는 과정이기도 하고, 그의 영화 등장하는 팜므 파탈 코드를 저장(공부)해 다음 사랑에 써먹어보려는, 일종의 예습 과정은 아닐까.
어찌됐든, 사랑은 필요한데, 동시에, 어렵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