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잘 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개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영역인 글쓰기. 하지만, 글을 '잘' 쓰기란 쉽지 않다.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글을 쓴다. 친구들과 안부를 묻기 위해 쓰는 것도 글이며, 업무 메일을 보내는 것도 글이다. 꼭 작가의 작품만이 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어찌됐든 우리는 글과는 동떨어져 살아갈 수 없다. 그렇다면, 업무 메일에서부터 일기, 소설이나 시나리오 등 모든 글의 '공통된 목적'은 무엇일까. 바로 '표현'에 있다.
우리는 자신의 의견을 타인에게 알리거나 스스로의 일상을 되새기기 위해 글을 쓴다. 글은 삶의 흔적이다. 또한, 글을 통해 그 흔적은 보다 풍성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쯤은 이런 생각 해봤을 것이다. '내 이름의 책 한권을 내보겠다!' 이 멋진 포부를 갖고 있지만, 막상 글 쓰는 것을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귀차니즘. 그리고 게으름. 이것이 '문제'다. '나는 글재주가 없어'라며 재능'탓'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보자. 글을 써보기는 했는가? 재주가 없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만큼 글을 많이 써봤고, 또 타인에게 보여준 적이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래놓고 자신은 어떻게 해도 재능이 없다는 식의 변명만 늘어놓는다. 그래놓고 '글을 잘 쓰고 싶다'라는 꿈만 가지는 것은 로또도 사지 않은 채 당첨을 바라는 격이다.
<날마다 그냥 쓰면 된다>. 이 제목이,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그 자체다. 간단 명료한 글쓰기 솔루션이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짧은 메모를 하든, 혼자 쓰고 읽는 일기를 쓰든, 어찌됐든 써야 한다. 날마다 쓰게 되면, 발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 글쓰기다. 또한, 글 쓰는 데 취미가 붙게 되면, 글감을 찾기 위해 다양한 경험들을 찾게 되고 그로 인해 보다 풍성한 나날을 보낼 수 있게 된다.
이 책에 강렬하게 끌렸던 이유가 바로 제목 때문이었다. '매일 쓰는 인간'. 타인에게 나를 표현하는 말이었는데, 그와 일맥하는 책을 만난 것 같아 기뻤기 때문이다. 정말, 날마다 무엇이든 쓰면 바뀐다. 확실히 바뀐다. 글 솜씨뿐 아니라, 삶의 단편들도 바뀐다. 글감이 풍부해야 글 쓰는 재미가 있고, 내용도 풍성해지므로 나는 온갖 세상 구경을 자처하는 편이다. 콘텐츠 자체를 좋아하긴 하지만, 영상들을 보며 타인의 삶을 간접 체험하기도 하고, 전시회를 찾아 내가 지니지 못한 예술성을 발견하기도 한다. 또한, 그것들을 창작한 작가들의 삶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왜냐. 모든 작품에는 작가의 생각과 경험이 반영돼 있으니까.
책은 '매일'이라는 제목 속 단어에 걸맞게, 월-화-수-목-금-토-일 별로 나눠 글쓰기 가이드를 제시한다. 스스로의 글을 진단하는 방법에서부터, 자신만의 낱말 카드를 만들어 '개성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팁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장르별 작법도 만나볼 수 있다. 카피라이터이자 CD인 저자인 만큼, 특히 카피 쓰기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더 반갑게 읽어내려갈 수 있을 성싶다. 글쓰기를 위해 갖춰야 할 창의력을 다지는 것에서부터, 글 쓰는 데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들에게 제시하는 필사와 네 줄 작법에 이르기까지,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을만한 가이드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솔직&담백함'이다. 이 점은, 나 역시 공감하는 글쓰기 요소다(나도 이 요소들에 대한 고민이 있다). 이렇듯, 매일 쓰는 인간에게도 반성의 여지를 주는 책이다.
뭐든 '끈기'를 이길 수 없다. 재능을 이기는 것이 열정을 바칠만한 대상을 찾고, 그것에 온 신경을, 장기간 집중시키는 것이 이기는 비법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다만, <날마다 그냥 쓰면 된다>는 글쓰기 초보자들에게 적합한 책이므로 원대한 꿈을 갖기보다는 '일단 시작하라'고 말한다.
'오늘 십 수년 전 써놓은 네 줄짜리, 여덟 줄짜리 유치한 푸념글을 혼자 몰래 보고 또 쥐구멍을 찾았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그때의 얼치기 감정을 토해놓은 글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확실히 그때보다 지금 내가 더 좋아진 게 분명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좋아질 것이다. 글을 잘 써서 '무엇'인가가 되어도 좋지만, 글을 꾸준히 써서 '좋은 나'가 되어도 좋다. 모두가 글을 배웠던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오롯하게 세상을 향한 글을 쓰기를 바란다. 꼭 '무엇'이 되기보다 모두 '좋은 사람'이 되기를. 꼭 '그렇게' 되기보다 안 되더라도 '하는 과정'을 즐겨주기를.'
에필로그에서 발췌한 글이다. 우선 글 쓰는 과정을 즐기는 것. 그것이 더 나은 글을 써나가는 데 필요한 핵심 요소다. 무엇이든 마음가짐이 중요한 법이니까. 글쓰기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지고 싶은 분들께 권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