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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인과 연> 후기

전편보다는 풍성해진 스토리

*스포일러 있습니다.


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모았던 <신과함께> 두 번째 시리즈 <신과함께-인과 연>의 스토리는 전편보다 풍성해졌다. 1편인 '죄와 벌'의 전개가 차홍의 심판이라는 단일 소재에 집중했다면, '인과 연'은 귀인의 심판뿐 아니라, 차사들의 과거와 가택신이자 성주신의 등장으로 보다 보다 풍성해진 캐릭터와 스토리를 선보인다.

사실, 전편에 깊은 감흥을 느끼지 못했기에 2편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신파로 이어지는 다소 진부한 스토리를 덮으려는 휘황찬란한 그래픽, 즉 비주얼에만 집중한 영화라는 감상이 짙었던 1편과는 달리, 2편은 신파를 걷어내고 '현명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 주제 전달의 핵심으로 선택된 요소는 영화의 맥을 잇는 캐릭터들이다.



미 관람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2편 감상에 앞서 1편부터 시청하라는 점이다. '인과 연'의 스토리 전개는 '죄와 벌'의 맥을 잇는데다, 등장 인물들도 전편과 이어진다. 하여, 1편을 감상하고 간다면 보다 깊이 있는 감상이 될 것이다.

2편에서 심판대에 오른 인물은 1편에서 억울하게 죽은 '수홍'이다.



1편에서도 히든카드 역을 톡톡히 해낸 그는, 2편에서는 핵심 캐릭터로서 빛을 발한다. 한편, 전편에논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성주신은 차사들의 과거사를 밝히는 주역이자, 현세의 불우한 이들을 돕는 히어로 역할을 해내면서 스토리 전개와 동시에 휴머니즘을 전하는 핵심 역할을 해낸다. 사실, 성주신 역을 맡은 마동석 때문에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관객들도 많을 것인데, 약간의 스포일러를 뱉자면 그의 캐릭터는 기존에 봐왔던 주먹깨나 쓰는 폭력적인 모습과는 전혀 다른 색채를 지닌다. 우락부락한 몸집은 변함 없지만, 그는 사람들을 함부로 건들지 못하는, 보호해야만 하는 입장이기에 주먹 하나 쓰지 못하는 면모를 보인다. 하지만, 그가 던지는 소소한 유머 코드는 그의 '역할'을 기대했던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한편, 성주신과 함께 유쾌한 캐릭터로 활약하는 또 다른 인물이 있으니, 그는 바로 해원맥이다. 그의 허당기 넘치는 매력에 풍덩 빠져보길 바란다.



앞서 언급했듯, <신과함께-인과 연>에서는 차사들의 과거사가 밝혀지고 현명하게 주제를 전하고 있다. 부제인 '인과 연'에 걸맞게, 차사들의 과거와 현재의 인연을 밝히는 2편은, 1편에서는 밝혀지지 않았던 '왜 하필, 이 세 명이 함께 차사직에 놓였는지', '이들은 차사의 자격이 있는지'를 풀어낸다. 더하여, 환생을 눈 앞에 두고 있지만 그것을 원치 않는, 현실이 더 끔찍하다는 메시지를 직·간접적으로 던지면서 우리나라의 현실을 풍자하기까지 한다. 물론, 전편에 잇는 '죄 짓는 인간의 숙명'과 죄 이후의 용서와 속죄, 구원에 대한 메시지도 빠지지 않는다.


<신과함께-인과 연>의 주제 의식을 압축하는 용어는, 성주신과 덕춘이 읊었던 '회자정리거자필반(會者定離去者必返)'이 아닐까.모든 인연에는 시작과 끝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 끝이 완벽하지 않고 또 다시 돌아온다(시작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느 인연 하나라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되며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할지라도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만 한다는 것. 이는, 강림 차사의 과거와 현재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지는 <신과함께-인과 연>. 1편이 한 인물의 환생을 위한 지옥에서의 재판 과정을 그린  단거리 달리기 같았다면, 2편은 여러 명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계주 같은 작품이다.

한편, <신과함께>는 다음 시리즈를 예고하며 마무리된다. 다음 심판대에 오를 인물은 원 일병(원동연)이다. 과연, 다음 시리즈에서는 어떤 전개가 이어질까. 부디 (기술적 요소도 중요하지만)스토리가 세밀하고 풍성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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