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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괴> 4DX로 관람하다


명절 오락 영화를 책임지는 배우 김명민은, 이번 추석 시즌을 맞아서도 <물괴>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사실, 이 영화의 흐름을 두고선 크게 다루고 싶지 않다. 괴수를 그린 크리처 액션물로, 의미보다는 오락성에 집중한 영화라는 말 밖엔...


사실, 본인이 좋아하는 장르도 아닌데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가미된 참신한 오락물이 아닌 이상 크게 즐거워하지 않는 나는 이 영화를 2D로만 개봉했다면 관람을 미루려(안하려) 했었다. 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개봉일에 관람한 이유는 4DX로 만나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4DX는 용산아이파크몰점'이라는 나름의 기준이 있어, 용산으로 달려갔다. 결론적으로 <물괴>는 4DX로 보는 것이 훨씬 나을 거라는 것. 시그니처 이펙트를 입은 영화의 주인공 물괴가 등장할 때마다 불어오는 싸늘한 바람과 그의 엄청난 무게감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진동. 또한, 그가 침이나 핏방울을 떨어뜨릴 때마다 터져나오는 페이스 워터샷 효과 등은 크리처 액션물의 매력을 높여주는 데 큰 몫을 해냈다.


한편, 물괴가 인물들을 향해 달려오거나 포효하는 등의 움직임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진동과 바람, 등 울림 등의 모션체어 효과는 '내가 괴수를 만나러 온 게 맞구나'라는 현실적으로 와닿게 만들어줬다. 영화를 단순히 관람이 아닌 '체험'으로 만들어주는 4DX 포맷. 즐기는 맛이 있다.


특히, 폭파 신에서의 온도 변화와 효과는 기술의 발전을 여실히 느끼게 만들어주는 요소였다. 앞서 관람했던 <그래비티> 4DX PLUS 3D 관람 시 화재 신에서 느꼈던 감흥과 재회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스토리나 전개만 놓고 보면 <물괴>는 새로운 영화가 아니다. 참신하지도, 그렇다고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재미를 갖춘 작품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독보적인 '창조물'이 있었으니, 그는 다름 아닌 주인공 물괴이다. 이 영화에 대한 관람객들의 평은 극단으로 나뉘어지는 추세다. '기대 안 하고 보니 재미있었다(괜찮았다)', '이렇게까지 욕 먹을 만한 영화는 아니다', '추석에 가족끼리 볼 만한 오락영화다'라는 호평들과 '<7광구>, <리얼>, <인랑> 등과 다를 게 없다', '물괴보다 물개쇼가 더 재미있겠다' 등의 혹평들이 팽팽하게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스토리와 볼거리, 그러니까 2D 관람을 가정하면, 나는 10점 중 4점 정도의 점수를 주고 싶다. 다루는 소재(혹은 장르)들은 많은데, 그 욕심 때문에 되레 영화가 뒤죽박죽되어버린 격이랄까. 핵심을 찌르는 한 방이 있어야 하는데, 과유불급의 화를 당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물론,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있다. 존재만으로 공포심을 유발케 만드는 괴수보다 더 섬뜩한 인간 군상을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메시지를 관객에게 던지는 방법이 중구난방이다. 스토리는 아쉬웠지만, 4DX 효과가 선사한 즐거움은 좋았다. 앞으로도 괴수를 다룬 작품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한 편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CG에서부터 그 존재와 어우러져 열연을 펼쳐야만 하는 배우와 이질감 없는 완성본을 내놓기 위한 스태프들의 노고가 들어갈 것이다. 그 노고가 빛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내용에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시나리오가 탄탄하지 않는다면 비난을 피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뭐든, 껍데기보다는 내실이 중요한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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