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고전적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

멜로 영화에서의 클래식한 감성은 꽤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는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 딱 그랬다. '올디스 벗 구디스'. 낡은 듯하고 익숙하지만, 그럼에도 좋은 영화이다.


뉴요커이자 뉴욕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수 레이첼은, 남자친구 닉과 함께 그의 절친 결혼식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향한다. 그곳으로 향하던 기내에서, 레이첼은 닉의 집안이 엄청난 재력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동안 전혀 기색을 내보이지 않았던 터라, 레이첼의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싱가포르 내에서 모르면 간첩인 수준인 닉의 친구 결혼식은, 그야말로 상상 이상이다. 제목대로 '크레이지 리치'한 그들 세계의 파티는 서양 영화에서나 봐오던 휘황찬란함에 맞먹는 수준을 자랑한다.



진정한 사랑을 이어왔을 뿐인데, 한순간에 닉의 재산을 노리는 꽃뱀으로 치부받게 된 레이첼. 닉의 지인뿐만 아니라, 그의 어머니와 할머니의 직설적인 반대에 부딪히는 레이첼. 이는, 신분 차이를 극복해 사랑을 완성해나가는 여느 로맨틱 코미디물들과 다를 바 없는 전개이다.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드는 규모의 럭셔리함, 누가 봐도 1등 신랑감인 남자를 사모하는 뭇 여성들의 시기와 질투, 수준이 다른 집안의 혼인을 반대하는 가족들. 이렇듯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클리셰로 똘똘 뭉친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그럼에도 이 뻔하디 뻔함은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인지, 100% 아시아계 배우들로 구성됐음에도 할리우드를 뒤흔들 만큼의 흥행을 누렸다. 신분과 편견, 그리고 차별이라는 벽을 뛰어넘은 사랑의 완성은 시대와 국가를 막론하고 통하는 스토리라는 것을 입증해낸 것이다.



모든 장애를 극복한 로맨스의 전개에 소소하게 관객들의 웃음을 자극하는 코믹 요소들이 어우러진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사랑을 지키는 방법은,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지혜다. 모든 것을 포기할지라도 자존감 만큼은 버리지 말자는 것. 그 당당한 자신감이 모든 장애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치라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쌀쌀해진 계절. 연인과 함께 관람하기에는 이보다 최적의 영화도 없을 성싶다. 크레이지 리치의 수준이 궁금하다면, 깊은 감동을 전하는 로맨스가 궁금하다면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을 주목하시라.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창궐> 리뷰, 새로운 조선판 액션 히어로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