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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창궐> 리뷰,
새로운 조선판 액션 히어로물


영화 <창궐>은 확실히 '새로운' 작품이다. 햇빛에 약해 밤에만 활동하는 인간도, 짐승도 아닌 야귀(夜鬼)라의 존재는 쉽게 말해 좀비이다. 이 영화의 컨셉트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야귀떼와 백성들의 대결'로 볼 수 있다. 


나라를 바로 세우려는 백성들과 그들을 이끄는 강림대군 이청, 야귀떼와 물불 가리지 않고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야귀떼와 다름 없는 김자준과의 대립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는 교훈과 오락성을 두루 갖춘 '조선판 액션 히어로물'로써의 입지를 굳혔다.



야귀가 창궐한 위기의 조선이라는 것부터 '신선함'을 내세운 영화는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된다. 야귀떼의 활약과 그것들과 맞서는 이청과 백성들의 통쾌하고 짜릿한 혈투 신은 다소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극 특유의 전개에 강렬함을 더한다.


<창궐>은 단순히 좀비 같은 존재가 창궐했고, 이들에게 공격 당하지 않기 위해 맞서 싸우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다. '진짜 백성과 국가'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비록, 주제 면에서는 진부함의 벽을 넘지는 못했으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택한 소재는 확실히 창의적이라고 볼 수 있는 영화다. 왕좌 지키기에 급급한 미치광이 왕 이조와 탐욕적인 병판 김자준과 같은 존재를 야귀에 비유한 점도 좋았다.



<창궐>에 대한 호불호는 존재할 것 같다. 액션에 중점을 두고 팝콘 무비로써의 관람을 예상했다면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할 것. 묵직한 메시지를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시간 동안 이어지는 야귀떼와 그들에 맞서는 백성들의 혈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반복되는 액션에 지루함을 느낄 만한 여지가 있다는 것도 다소 아쉽다.


필자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은' 영화였다. 조선 시대를 다룬 영화들 중에서는 꽤나 신선했고, 이로 하여금 '조선판 액션 히어로물'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탄생한 것 같아 기쁘다. 총 17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인만큼 공간과 캐릭터의 연출에도 나무랄 점이 없었다. 좀비와 뱀파이어의 특징을 섞은 야귀의 모습은 CG와 특수분장 등을 잘 접목해 독창적인 캐릭터의 탄생을 뽐냈다. 야귀 역을 맡은 배우들도 6개월 간 기초, 응용 동작, 소리 내는 방법을 연습하는 등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노력을 쏟았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악역에 특화된 배우가 아닌가 싶을 정도의 연기력을 뽐낸 장동건과 특유의 천연덕스러움으로 인간적인 세자 역을 구사해낸 현빈의 연기력도 칭찬할 만하다. 김의성과 조우진, 정만식 등의 연기력도 두말할 것 없이 좋았다.


<창궐>은, 2016년 개봉작 <부산행(감독 연상호)>의 성공에 이은 'NEW'의 두 번째 좀비물로써의도전작이다. 이 영화가 인상적인 것은, 할로윈 시즌에 맞춰 미국과 호주, 독일, 홍콩 등 세계 4대륙 19개국에서 동시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흥행의 맛과 동시에 한국 영화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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