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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파티>,
71분 간의 '길티 플레저'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샐리 포터 감독의 신작 <더 파티>가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71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동안의 '길티 플레저'. 이 흥미진진한 세계를 느껴보고 싶다면 기대해도 좋을 영화다.


<더 파티>는 '자넷'의 장관 임명 축하 자리에 모인 게스트들의 거침없는 폭로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사회으로 명예깨나 있는 이들의 모임이지만, 이내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참담한 현실을 다룬 이 영화. 막장인데다 엉망진창인 상황들이 이어지지만, 스크린 밖의 우리들은 그들의 모습을 은근히 '즐기게' 된다.



영화는 파티장, 그러니까 자넷의 집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만 펼쳐진다. 최근 개봉해 인기를 끌었던 <완벽한 타인>과 비슷한 형태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마치 연극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을 전하는 <더 파티>는 파티원들의 대사와 행동에 집중한다. 일곱 명의 캐릭터들의 팽팽한 대화만으로도 극적 긴장감을 자아내는데, 시종일관 흑백으로 이어지는 화면 처리가 이 전략을 더 강화시킨다.



축하를 목적으로 모인 이들이지만, 끝내 총소리로 종결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그린 <더 파티>. 예측불허의 스토리와 거듭되는 충격적인 반전들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샐리 포터 감독의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력을 더 흥미진진한 결과물로 이끌어내는 데 공헌한 요소는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패트리시아 클락슨, 킬리언 머피, 티모시 스폴, 브루노 강쯔, 체리 존스, 에밀리 모티어의 개성 넘치는 연기력은 극의 완성도를 드높이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그들이 펼쳐내는 예측불허의 언행들을 펼쳐지는 71분은 금세 지나간다. 허를 찌르는 위트와 유머는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데, 이 점이 <더 파티>가 유수 영화제들에서 높이 평가된 이유이다. 간결하지만 날카로운 시선이 밴 이 영화. 현실 반영적이며 실험성 강한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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