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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블비> 리뷰, 갖고 싶은 너

올 크리스마스엔 범블비와 사랑에 빠졌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재기를 예고한 영화 <범블비>는 레트로 감성을 가득 안고 관객들을 찾았다.


영화는 시작부터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며 보는 이들의 감성을 뒤흔들었다. 어릴적 한 번쯤은 손대봤을 로봇의 살아있는 액션은 추억을 회상시키며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범블비>는 하나의 캐릭터를 집중적으로 다룸으로써 그를 사랑하게 만드는 데 주력한다. <트랜스포머> 캐릭터인 범블비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시리즈가 아닌 새로운 이야기를 제시한 리부트 영화다.


새로운 시작을 예고한 <범블비>는 캐릭터에 온 힘을 쏟은 흔적이 보인다. 범블비는 관객의 사랑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하다. 어린이 같은 천진난만함과 그로 인한 귀여운 돌발 행동, 굼뜨는 때도 있지만 의리 하나는 확실한 캐릭터. 푸른 눈 하나만으로도 선한 내면과 다채로운 감정선들이 고스란히 드러나보이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영화는 범블비의 과거와 임무 수행 등 히어로물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들을 다루지만, 캐릭터들의 성장에 집중한다. 범블비가 지구에 온 이유와 임무, 찰리와의 만남은 이렇다. 디셉티콘과의 전쟁에서 위기에 몰린 오토봇 리더 옵티머스 프라임은 B-127에게 지구로 가서 오토봇 조직을 재편성하라는 임무를 맡긴다. 지구에 온 B-127은 인간과 디셉티콘의 공격으로 기억을 잃고 낡은 비틀로 변신해 은둔하다 찰리를 만난다. 그녀는 B-127에게 '범블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특별한 관계를 이어나간다. 이후, 범블비를 쫓던 디셉티콘 세터와 드롭킥이 지구에 발을 디딘 후 지구가 위기에 처하게 된다.


범블비와 찰리가 함께하는 시간은 따스하다. 전투에 주력해왔던 전작들과는 달리 <범블비>에서는 인간과 로봇과의 우정이 전면에 드러난다. 찰리에 대한 감정을 노래(음악 테이프)로 드러내며 커뮤니케이션하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다. 역경 속에서도 교감하는 두 캐릭터는 <이티> 속 엘리어트와 이티의 모습과도 흡사하다. 종을 뛰어넘은 두 존재의 교감은 추위를 녹일만큼 사랑스럽다.



이들 교감의 힘은 성장의 발판이 된다. 기억과 감각을 잃었던 범블비는 찰리로 하여금 부활해 임무를 수행해나간다. 가족과 친구와의 관계에 서툴었던 찰리 역시, 범블비로 하여금 잊고 있었던 우정과 용기의 힘을 절감(切感)한다. 이것이 위로의 치유 효과다.


<범블비>는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풍 영화인 동시에 현 시대 트렌드를 반영한다. 남성 중심의 전작들과는 달리, 여성이 주인공을 맡아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면은 확실히 현대적이다.



이렇게 훈훈한 로봇 영화는 크리스마스 개봉이라는 시의적절함과 어우러져 흥행 가도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로봇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은 물론, 1987년의 시대 상황을 반영한 소품과 음악들은 성인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도 충분하다.



종을 넘어선 우정을 토대로 써내려간 내러티브, 화려한 액션이 전하는 볼거리만으로도 <범블비>는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다. 올 크리스마스는 범블비와 함께여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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