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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어락> 리뷰,
이 사회 과연 괜찮은 걸까

<도어락>은 스크린 속에만 존재하는 영화가 아니다. 혼자 자취하는 여성이라면 살갗으로 느껴질 만큼 현실적인 소재를 다뤘기 때문에, 스크린 밖까지 여운이 번지는 작품이다.



시작부터 살인 사건을 보여주며 시작되는 영화는 여느 장르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주인공 경민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에서 한 여성이 살해 당했고, 경민의 집에서도 이상한 기운이 감지된다.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낯선 이의 침입 흔적이 느껴지는가 하면, 밤 늦게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는 누군가 때문에 경민은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경민의 불안과 함께 영화는 미스터리로 이어진다. 누가 범인인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경민은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의식하기 시작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의심의 요소들이 다양해지고, 불확실에 대한 공포도 커져만 간다.



결국, 경민을 비롯한 그녀 주변인들에게 해를 가한 범인은 한 명이다. 하지만 감독은, 경민 주변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을 배치함으로써 그녀와 관객들이 의심의 여지를 키우게끔 만든다. 이는 살인 사건의 수사에 집중한 범죄물의 요소이기도 하지만, 현대 사회에 팽배한 의심과 이기심 등을 꼬집는 역할도 한다. 법에 근거한 유죄를 가하지 않더라도, 타인을 의심하고 그로 인한 2차 문제를 만드는 윤리 의식 역시 죄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경민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다. 불안과 폭력에 짓눌린 인물인 동시에, 타인의 호의를 과하게 해석하고 의심한 면에서는 가해자다. 이렇게 <도어락>은 가해와 피해를 전복시킴으로써 현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도어락>의 모티브는 괴담이다. 침대 밑에 숨어 있다가 집주인이 잠을 자는 동안 옆에 올라와 함께 눕는다는 괴담은 상상만으로도 섬뜩하다. 이밖에도 뉴스에서 접했을 법한 사건들도 반영돼 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영화를 위한 영화가 아닌, 현실을 자각하게 만드는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영화는 <숨바꼭질>, <목격자> 등에 이은 현실 스릴러물이다. 타인을 의심하는 것은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도 없는 아이러니한 현실. 늘 공포와 불안을 안고 살아가야만 하는 이 사회, 과연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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