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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후기

기발하고 교훈적이다!

웹스타 랄프의 인생 메시지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는 기발한 상상력과 풍자, 교훈을 두루 갖춘 작품이다.



2012년 개봉된 <주먹왕 랄프>의 후속작인 2편은, 8비트 게임 속에서 큰 주먹을 과시하는 악당 랄프를 '세계적인 웹스타'로 만들어 냄으로써 센세이션을 예고하고 있다. 1편 개봉 시에도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고 전미 비평가협회 최우수 애니메이션으로 선정돼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인정 받았던 랄프의 이야기. 2편 역시, 북미 개봉 후 5일 만에 950억 원의 수익을 돌파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어냈다.


이 인기는 국내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사회를 통해 먼저 만나 본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는 여느 영화들보다 기발한 상상력을 자랑한다. 7년 만에 귀환한 이번 작품은, 아날로그에서 잘 나가던 캐릭터들을 인터넷 속으로 들여놓음으로써 새로운 세계에서의 모험과 깨달음을 전한다.


전편에서 오락기 속 세상을 뒤집어 놨던 주먹왕 랄프와 바넬로피. 하지만 그들은 지금의 시대, 즉 인터넷 시대에서는 퇴물에 가깝다. 이들은 부서진 오락기 부품을 구하기 위해 와이파이를 타고 인터넷 세계로 진입한다.



낯선 세계로 들어선 랄프와 바넬로피의 모험기에서 우리는 디즈니의 상상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의 속사정은, 캐릭터들뿐만 아니라 우리들에게도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익숙하게 사용 중이지만, 영화를 통해 만나 본 인터넷 속 세계를 지켜보는 과정은 여간 흥미로운 일이 아니었다. 이베이, 구글, 유튜브, SNS 등의 익숙한 매체들과 랄프와 바넬로피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온라인 게임 속 캐릭터들을 만나는 과정은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가 제시한 '현대성'이다.



이 시대 반영적인 요소는 랄프를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놓는 '웹스타'로 만듦으로써 그 힘이 더해진다. 얼떨결에 올린 동영상으로 삽시간에 인기 스타가 된 랄프, 그와 동시에 바넬로피도 오프라인 세계에 없던 슬로터 레이스 게임에 취해 인터넷 세계에 익숙해진다.


하지만, 인터넷 세계가 마냥 좋은 것만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시간 내 사라져버리는 인기도와 악성 댓글, 쉽게 복제 가능하다는 점과 악성 바이러스 등의 부정적인 요소들도 있다. 영화는 이 점을 위트 있게 풍자한다. 특히, 무분별하게 뜨는 팝업 광고의 불편함과 온라인몰의 결제 시스템을 표현한 장면들이 인상적이다.



한편, 인터넷의 폐해뿐 아니라 인간 관계에 대한 메시지도 갖추고 있다. 랄프와 바넬로피는 둘도 없는 절친이지만, 이들 관계가 삐끗해지는 시점이 있다. 이유는 바넬로피의 꿈을 향한 열정 때문이다. 예측 가능한 세상 속에서 염증을 느끼던 바넬로피는 예측 불가한 인터넷 게임 속에서 자아를 찾게 된다. 바넬로피와 잠시도 떨어지기 싫어하는 랄프는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그녀의 꿈을 막고자 분투한다. 이 과정을 통해 영화는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는 반가움을 자극하는 요소도 갖추고 있다. 바넬로피가 월드디즈니 사이트 '오 마이 디즈니'를 방문하는 시퀀스에서는 백설공주와 인어공주, 라푼젤과 엘사, 모아나 등 디즈니 공주들이 총출동한다. 특히, 최근 인수합병을 마친 스타워즈·마블코믹스 공주들도 선보여 디즈니 파워를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더불어, 바넬로피의 캐주얼한 옷차림을 통해 현대성을 반영한 점도 인상적이다.



이처럼, <주먹왕 랄프> 두 번째 작품은 상상력과 동시에 풍자와 해학을 겸비하고 있다. 화려한 볼거리는 물론, 스크린 밖까지 이어지는 여운까지 두루 갖춘 이 영화. 1월 3일, 신년 첫 관람 영화로 선택해도 손색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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