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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영화 <언더독> 리뷰

네 삶의 주체가 되어라

<언더독>은 뭉치가 주인에게 버려지면서부터 시작된다. 어둡고 우울한 영화라고 예상될 때쯤, 네 마리의 유기견들이 뭉치 앞에 나타나 분위기를 전환시킨다.


짱아와 개코, 아리와 까리. 이 개들은 한데 모여 살아가고 있다. 짱아의 유쾌하고도 감칠맛 나는 입담 덕분에, 슬픈 스토리는 금세 반전된다. 그렇다고 짱아가 농담만 던지는 것은 아니다. 그의 말들 중에는 촌철살인의 명언들도 많으니까.



짱아는 주인이 돌아올 것이라 믿는 뭉치에게 "이제 주인은 너야!"라는 말과 함께 함께 현실을 인지시킨다. 그렇다. 영화 <언더독>은, 스스로의 삶에 주인이 되어가는 개들의 성장기를 그리고 있다.



사람들의 보살핌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딘 뭉치는, 친구들과 함께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몸소 배워나간다. 하지만, 사람들의 손을 탔던 게 익숙한 개들에게는 다소 의존주의적인 성향이 깃들어 있다. 이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애완견들의 삶'이다. 스스로가 주인이 될 수 없었던 개들에게 홀로서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주인으로부터 버려진 개들은 바깥 세상에서도 학대당한다. 식당에서뿐 아니라, 개장수들에게 쫓기기까지 하는 개들의 삶은 위험천만하다.


특히, 암컷으로 태어나 새끼를 칠 목적으로 개장수가 쫓는 밤이의 현실이 인상적이다. 개장수로부터 도망쳐, 사람을 피해 살아가는 밤이네 가족사. 그들에게 있어, 인간은 악마 그 자체다. 이기심에 눈 멀어 개들을 무차별적으로 학대, 학살하는 이들은 동종인 우리가 봐도 손가락질할 만하다. 이 외에도, 사람들로 하여금 고통 받는 개들의 모습이 다양하게 그려진다. 덕분에, 동물들에게 잘못을 저질렀던 이들이라면 과거를 돌아보게 될 것이다.


한편, 뭉치 일행이 자유를 찾아 떠나는 중 만나게 되는 부부를 통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동물들과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모든 사람이 나쁜 것은 아니다, 이 부부의 행동을 본받으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언더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 주제는 인간과 동물의 공존'일까. 이는 일부분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강조하고 싶은 주제는, '주체적인 삶을 살라'는 것이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교육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끔 만든다.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주체성보다는 부모 의존적인 성향이 다분하다. 이는, 아이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지나친 간섭과 보살핌 아래에서 살아온 이들은 캥거루족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부모는 자녀의 자아와 주체성을 인정해줘야 하며, 아이들 역시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자세를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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