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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미술관 '에바 알머슨展'

아이들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전시

2019년 1월 20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展'을 찾았다.



스페인의 여류 화가 에바 알머슨은  '행복 전도사'로 불리고 있다. 사랑스러운 화풍과 색채가 감상자들로 하여금 행복을 느끼게 만든다. 그녀의 작품에 늘 등장하는 인물은 꽤나 친숙하다. 이유는 국내 브랜드, 작가들과 여러 차례 협업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 역시, 우리나라에 대한 작가의 사랑을 다분히 느낄 수 있었다.


N서울타워와 북촌 등을 배경으로 한 서울의 풍경과 사람들을 그린 특별 섹션까지 마련돼 있을 정도이니까. 뿐만 아니라, 마지막 섹션 '해녀 프로젝트'에서는 제주 해녀를 그린 동화 <엄마는 해녀입니다>의 영상 전시도 만나볼 수 있었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큰만큼, 이번 전시의 규모도 기대 이상이었다. 유화, 판화, 드로잉, 대형 오브제 및 그릇, 옷 등 일상 용품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손길을 거친 150여 점의 작품이 펼쳐져 있다. 에바 알머슨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을만한 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바 알머슨의 작품들을 면밀히 감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내 눈에는 그다지 예뻐보이지 않았던 캐릭터(?)여서 집중하지 않았었는데, 전시회를 통해 '들여다 보니' 작가의 색 활용 능력과 옷을 그리는 센스가 기막혔다.


캐릭터화된 초상화는 매 작품마다 다른 옷을 입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모든 스타일링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꽃으로 옷과 헤어 스타일을 연출한 <만개한 꽃>이 인상적이었는데, 잠시나마 '이런 스타일링을 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상상에 빠져보기도 했다.


에바 알머슨의 전시에는, 작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글도 쓰여있다. 꿈, 행복 등 긍정적인 코드들로'만' 점철돼 있는데, 그래서인지 오히려 작가는 행복으로 가득한 삶만을 살아오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사실, 인생은 행복으로만 가득하지 않으니까. 예기치 못한 불행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도 분명 있으니까. 대개의 작가들이 자신이 처한 우울한 상황을 그림(작품 활동)으로써 극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녀의 작품들 역시 이런 동기로부터 탄생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행복한 순간을 표현하기 위해 그렸다면 사과드린다).


에바 알머슨의 작품들의 특징은, 소소한 일상을 따듯하고 화려한 색채로 표현됐다는 점이다. 덕분에 관람 동안에는, 동화 혹은 환상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여느 한가람미술관 전시와는 달리, 에바 알머슨展에는 어린 자녀를 둔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았다. 자녀와 함께 관람할 만한 전시를 찾고 있는 분들께는 이 전시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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