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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보물展

매혹적인 나라의 역사를 확인하고 싶다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보물展'을 관람했다.



친구의 제안으로 보게 된 전시인데, '리히텐슈타인'이라는 단어만 듣고 동명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전시인 줄 착각했던 나. 전시장에 들렀을 때, 예상 밖의 전시라 1차 충격을 받았다.


그렇다면, 2차 충격은?

리히텐슈타인이 국가명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는 점이다.


리히텐슈타인은 유럽의 입헌군주국이자 공국(公國)으로,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사이에 위치해있다. 영토의 크기가 서울의 1/4 정도(동서 6km, 남북 25km)로,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작은 국가이다. 작은 나라지만, 유럽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국제적인 경제, 산업의 중심지가 되었다. 리히텐슈타인 왕가는 유럽의 왕실 중 가장 부유하고, 국민 1인당 GDP 또한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왕실에서 국가 예산을 부담하기 때문에 국민들은 납세의 의무에서 자유롭다.


국민 대부분(86%)가 독일계이고 이탈리아인 등이 14%를 차지한다. 공용어는 독일어, 종교는 로마 카톨릭이 주를 이룬다. 고산지대에 위치한 곳으로, 낙농업이 주요 산업이며 금융업, 금속 가공업도 발달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표를 만드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리히텐슈타인은 가문의 성(姓)을 국가의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유럽의 수많은 왕가 사이에서 900년 동안 가문의 역사를 지켜오고 있다. 왕가는, 가문의 역사와 함께 지속적으로 '왕족 콜렉션'을 조성해왔다. 지금도 이어지는 미술품 수집의 전통은 예술의 후원 가문으로써 왕가의 명성을 높이고 있다.



이번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보물展'은, 왕실콜렉션을 통해 리히텐슈타인의 긴 역사와 유려한 문화를 선보이는 특별 전시로, 가문의 기원을 보여주는 문헌 자료에서부터 전쟁에서 사용된 무기, 화려한 생활 용품과 바로크 시대의 수준 높은 미술 작품 등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리히텐슈타인 가문이 왕가로 승격되었던 절대주의 시대에는 통치자를 인간이 아닌 '신'으로 여겼다. 이에 따라, 가문의 대공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알리고자, 보통 사람들과 구별되는 품격있고 화려한 생활을 즐겼다. 거대한 정원이 딸린 궁전에 거주하고 호화로운 의복을 입었으며, 연회를 개최하고 예술가의 후원자로 활동했다.




도자기는 리히텐슈타인 왕실콜렉션의 중요한 수집 대상이었다. 중국과 일본에서 수입된 도자기를 비롯해, 1718년 빈 도자기공장이 설립된 뒤에는 이곳에서 제작한 도자기를 주로 구입했다. 빈 도자기공장은 개끗한 색채와 특유의 도자양식을 정립해 명성을 얻었다.




근세 유럽에서 말 사육과 사냥은 귀족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취미였다. 왕가에서는 좋은 품종의 말을 기르고 다루는 능력이 중시되었으며, 리히텐슈타인 왕가에서도 승마술과 말의 사육법이 크게 발전했다. 전원 지대에 사냥터를 소유했으며, 이곳에서 사냥을 즐겼다. 이들에게 사냥은 취미이자 운동이었고, 전쟁을 대비한 훈련이었다. 승마와 사냥은 평민과 다른 신분을 보여주는 상징적 활동이었기 때문에 그를 위한 도구는 화려한 세공으로 장식되었다.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보물들은, 어느 것 하나 시선을 끌지 않는 것이 없었다.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작지만 빛나는 나라의 존재와 역사를 알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한 시간이었다. 사진만으로도 평화가 느껴졌던 곳으로, 언젠가 여행해볼 수 있는 기회가 닿기를.


전시는, 국립고궁박물관 가확전시실에서 2019년 2월 10일(일)까지 진행(무료 입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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