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자체보다 '사전 환경(오프너)' 설정에 집중하라!
우리는 설득의 순간을 피할 수 없다. 타인과 함께라면, 예고된 상황이 아니라도 설득이 필요한 때가 오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설득은 쉬운 일이 아니며, 정확한 매뉴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초전 설득(Pre-Suasion)>은 효과적인 설득을 위한 근원적인 방법과 사례들을 보여주는 가이드북이다. 저자는, 전 세계 마케터와 세일즈맨들의 멘토로 불리는 로버트 치알디니다. <설득의 심리학>을 펴낸 인물로, 설득에 있어 최고 전문가로 칭송받고 있다.
<설득의 심리학>, <초전 설득>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점은 누구나 학습에 의해 설득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타고난 말주변이나 재치가 없어도 '인간의 심리'를 학습하고 잘 활용하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초전 설득>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설득의 기술은 '설득 이전의 세팅(오프너)'이다. 훌륭한 설득 전문가들은, 설득을 위한 메시지 그 자체보다는 설득을 이끌어내기 위한 환경을 조성해 놓는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포인트다.
그렇다면 저자가 제시한 실 사례들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간접 광고: 쇼핑할 때 간접광고(PPL)에 등장한 브랜드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화면상에서 눈에 띄게 배치된 브랜드는 27%만 선호됐지만 덜 드러나게 배치된 브랜드는 47%의 선호도를 나타냈다. 홍보담당자는 눈에 잘 띌수록 판매에도 효과적일 거라고 믿었겠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은 지나치게 눈에 띄는 PPL이 자신의 제품 선호도를 조작하려는 광고주의 시도라고 여긴 것이다.
새 브랜드를 론칭할 때는 사전에 소비자의 ‘조언’을 받아라': 스플래시!’라는 캐주얼 식당의 홍보 담당자들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메뉴를 설명한 후 일부에게는 이 식당에 해주고 싶은 ‘조언’을 물어본 반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의견’이나 ‘기대’하는 점을 물어봤다. 이후 모든 참가자에게 “식당을 실제로 이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공통질문을 했다. 이때 조언을 해준 참가자는 의견이나 기대 같은 피드백을 한 참가자에 비해 식당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조언의 형태를 통해 브랜드에 더 몰입하게 된 것이다.
컨설팅 시 유리 회의실을 할용하라: 프로젝트의 수혜를 받을 직원들이 계속 시야에 있으면 그들을 늘 상기하며 일하게 한다. 유리 회의실이 어렵다면 고객사 직원들 사진을 인쇄해 벽에 붙여놓을 수 있다.
대중서를 쓸 때는 스타벅스에서: 연구실에서 대중서를 쓸 경우 논문처럼 딱딱한 글이 나올 수 있다. 대중서는 스타벅스에서 쓰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군중 VS 개인: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팔린 SUV"라는 광고를 TV에 내보낸다고 하자. 멜로 드라마 뒤에 내보내는 게 좋을까, 아니면 범죄 드라마 뒤가 좋을까? 정답은 범죄 드라마 뒤이다. 사람들이 두려움과 관련된 자극에 노출됐을 때는 무리 속에 들어가려 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하는 행동을 따라 하려 하고, 남들이 많이 산 차를 따라 사려 한다. 로맨틱 영화 뒤에 보여주면 오히려 광고하는 차에 대한 관심도가 줄어들 수 있다. 성적인 자극을 받은 사람은 무리에서 떨어지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메시지의 설득 효과는 직전에 경험하는 오프너의 종류에 의해 결정된다. 어떠한 환경을 '사전에 설정'해놓은 '타이밍'에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당신이 원하는 결과로 이어질 확률이 커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의 본능적인 심리에 대해 학습해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