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에 대한 단상
어제는 내 방에 놓인 드라이플라워에 우연히 옷이 닿았다.
드라이플라워, 메마른 꽃…. 왠지 서글퍼지는 언어다.
꽃을 연상하면 활짝 핀 모습이 생명·생동감과 어우러진다.
말라버린 꽃의 이미지는 죽음과 어울린다.
하지만, 그 이미지란 건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깨달았다.
드라이플라워는 집요하게 나의 옷을 부여잡았다.
그 강도는 생각보다 강했다.
확실한 것은, 만개한 꽃들보다는 강한 에너지를 지녔다는 점이다.
우리는 죽어가는 것들을 더욱 쇠락한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죽음과 가까운 것, 혹은 사람들은
더 풍부한 삶을 살아냈다는 것을….
그리고 그 풍부한 삶을 통해 수많은 것들을 얻어냈다는 것을 말이다.
드라이플라워의 강인한 생명력을 통해,
오랜 시간을 풍부한 경험으로 다져온 수많은 것들과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봤다.
참으로 감사하다.
그들의 '놀라운 힘'에 대한 호기심이 짙어진 날을 이렇게 기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