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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영화 <콜레트>,
진짜 내 삶을 찾아 나서자!

<콜레트>는 20세기 전반을 통틀어 가장 독보적인 프랑스 작가였던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삶을 다룬 영화다. 여자라면, 특히 자신의 꿈을 잃거나 잊은 채 살아가고 있는 여자라면 십분 공감할 만한 작품이다.


콜레트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브루고뉴라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그녀는 자연과 책 읽기, 글쓰기를 좋아했다. 유명 출판업자 윌리를 만나 결혼까지 이르게 되지만, 그 생활은 그녀를 힘들게만 만들 뿐이었다.


윌리는 글과 배우자의 가치를 모르는, 소위 '장사꾼'이라 불리는 사람으로 보면 된다. 소속 작가들을 채찍질해 더 많은 책을 찍어내 수익을 높이는 것에만 혈안이 올라있는 인물이다. 유명세가 있으므로 사교계에서도 꽤나 유명하다.


그렇기에 콜레트는 윌리의 가치관과 생활상에 힘들어할 수밖에 없다. 윌리의 채찍질에 시달렸을뿐 아니라, 남편의 외도까지 감내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이 마냥 힘든 상황으로만 치닫지는 않는 법. 콜레트 자신의 성장기를 풀어낸 자전적 소설 <클로딘>이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왕성한 활동을 하게된다. 책은 물론, 영화와 연극, 각종 기성품에서도 '클로딘'이라는 로고가 찍힐 만큼 콜레트는 한 시대의 트렌드 아이콘이 된다.


그럼에도 콜레트는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내비칠 수 없었다. 이유는, 콜레트가 쓴 소설의 작가가 윌리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더 이상 참지 않았다. 자신을 이용해먹으려는 윌리의 굴레에서 벗어나 이혼을 감행한다.



자립에 나섰지만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가야만 했다. 동성애와 그것을 다룬 연극은 시대적 편견이 강했던 당대에는 그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했다. 그럴수록 그녀는 더 강해지기 위해 노력했고, 끝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작가로서의 성취를 이끌어냈다.


콜레트라는 인물이 위대한 이유는, 시대적 상황과 편견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만족하는 삶을 만들어나간 데 있다. 한 시대의 아이콘이 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출간한 거의 모든 책이 베스트셀러 자리를 석권한데다,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던 그녀는 1945년 콩쿠르아카데미 최초의 여성 회원이 됐고 회장까지 역임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먹먹하고 울컥했던 순간들이 잦았다. 아직 미혼인 나는 '절대 저런 삶을 살지 않겠어!'라고 되뇌었지만, 미래는 단정지을 수 없는 법이다. 어떠한 삶이든 고통이 따르겠지만, 영화의 중후반부에서 느꼈던 점은 콜레트의 이혼 후 삶처럼 스스로에 만족하는 '진짜 내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는 것이었다.



위대한 삶을 살았던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만족하는 삶을 개척해 나갔다는 것. <콜레트> 관람을 통해, 이뤄내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역경을 인내하고 극복하는 과정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작가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이 정체성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담은 <콜레트>. 의지가 약해져 있다면, 타인으로부터 고통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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