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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글로리아 벨> 리뷰

사랑, 왜 이렇게 힘들어?

글로리아는 이혼을 겪은 후 혼자 살아가고 있는 중년 여성이다. 결혼한 아들과 결혼을 앞둔 딸이 있지만 교류가 잦지는 않다. 즉 글로리아는 외로운 존재다.


그런 그녀는 무료한 일상을 달래기 위해 매일 클럽을 찾는다. 춤 추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즐겁기 때문이다. 사교성깨나 있는 글로리아는 그곳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중 아놀드를 만난다. 그 역시 1년 여 전쯤 이혼했다. 글로리아는 '드디어 만난' 짝에게 온 마음을 전하지만 아놀드에게는 몇 가지 꺼림칙한 요소들이 있다. 글로리아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도 가족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수시로 걸려오는 딸들의 연락 때문에 글로리아와의 사랑에 집중할 여력이 없다.



글로리아가 만난 제2의 로맨스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사람들로 넘쳐나는 공간에서 좋아하는 춤을 추는데다 사랑까지 찾은 그녀는 분명 행복해야만 한다. 하지만 글로리아의 마음 한 켠에는 늘 근심이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일까. <글로리아 벨>을 보는 내내 착잡하고 씁쓸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이 영화는 2013년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차지한 <글로리아>를 할리우드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것이다. 원작의 배경은 칠레 산티아고였다. 감독은 원작의 메가폰을 잡았던 세바스찬 렐리오 감독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왜 리메이크됐을까. 6년 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십분 공감하지 않았는가. 그것이 다시 제작된 이유다. 이혼율은 높아졌고 사랑은 더 간절해졌다. 하지만 현실은 사랑에만 집중하기 힘든 경우가 다반사다.



<글로리아 벨>의 매력은 '공감의 힘'에 있다. 글로리아의 일상을 염탐하는 것만으로 우리는 그녀의 상황과 내면에 몰입해 설레고 아파한다. 보편적인 캐릭터이기에 더 와닿는 것이다. 물론 충격적인 반전도 있다. 이는 관객들로 하여금 신선하고 통쾌한 자극을 느끼게 만드는 '한 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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