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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조울증 걸린 줄,
영화 <퍼펙트맨> 리뷰

웃고 울게 만드는 이 영화, 매력 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있으니 원치 않으시면 리뷰는 영화 관람 후 읽어주세요 :)


오는 10월 2일 개봉 예정인 영화 <퍼펙트맨>을 시사회로 먼저 만나봤다.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나. 하지만 정말 재미있게 관람했기에 가족과 함께 재관람을 다짐한 작품이다.



<퍼펙트맨>은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남자가 가까워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잘 나가는 로펌 대표이지만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장수, 돈이 필요한 건달 영기. 이 두 사람을 달라도 너무 다르다. 곧 죽어도 '남들보다 빠르게, 멋이 생명'인 장수와 돈도, 빽도, 스타일도 없지만 '의리와 힘은 강한' 영기. 이 둘은 장수의 사망보험금을 건 '빅 딜'로 어쩔 수 없이 함께하는 시간이 잦아진다.



티격태격대기 일쑤이지만 결국 미운 정은 고운 정으로 변해간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퍼펙트맨>은 웃음과 감동, 화끈한 액션까지 두루 갖춘 케미 폭발 영화다.



아마 <퍼펙트맨>의 예비 관객들은 캐스팅에 혹했을 거다. 장르 불문 완벽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명실상부 한국 대표 영화배우로 손꼽히는 두 배우가 주연을 맡았기 때문이다. <실미도>,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살인자의 기억법> 등에서 선 굵은 연기로 스크린을 장악해온 배우 설경구, <독전>, <공작>, <완벽한 타인>의 흥행 가도를 이어온 조진웅. 이 둘의 첫 호흡에 대해 궁금해하는 관객들이라면 영화 관람을 점 찍었을 것이다.


둘의 케미는 믿어도 좋다. 전신마비라 휠체어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장수 역을 맡은 설경구는 섬세한 표정 연기로 연기파 배우임을 한 번 더 입증했다. 그의 연기를 보며 감탄한 이유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우울해하지 않고 미세한 미소를 띄울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잘 그려낸 점에 있다. 영기 때문에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이어지지만 기력이 부족하기에 정도를 지켜야 했는데, 그 점을 잘 표현해냈다.


이번 영화에서 조진웅의 활약이 끝내줬다. 그 덕분에 웃고 울었으니까. 마치 조울증에 시달린 것 마냥 포복절도하다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신파로 점철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상하게 <퍼펙트맨>을 보면서는 눈물이 나더라.


이 둘 외에도 충무로 대표 배우 허준호, 진선규, 지승현이 출동해 몰입감을 높였다. 자신의 위치를 지키며 당찬 역을 소화해낸 김사랑도 홍일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내가 꼽은 킬링 포인트들 몇 가지를 알려주겠다. 장수가 사고사 당할 시 자신이 받을 사망보험금 액수가 두 배 이상 커진다는 정보를 듣고 당사자에게 "혹시 사고로 죽을 생각은 없냐"고 묻는이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얼마 남지 않은 삶이기에 화끈하게 롯데 홈구장에서 넥센을 응원하는 장수의 대담함도 킬링 포인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또한 죽은 줄 알았던 영기의 부활(?) 장면도 배꼽 잡게 만들었다.



시원한 웃음과 따듯한 감동을 겸비한 영화 <퍼펙트맨>. 킬링 타임용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묵직한 메시지와 좋은 대사들이 많아서 여운을 안고 극장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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