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로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어♥
추운 날, 기분전환 겸 집 안에서 따뜻하고 밝은 로맨스 영화 한 편 감상하고 싶다면 <어쩌다 로맨스>를 재생해보시라.
영화의 시작은 주인공 '나탈리'가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귀여운 여인(Pretty Woman)>을 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로맨틱한 장면에 흠씬 취해 있는 그녀에게 엄마는 "우리한테 저런 로맨스는 없다, 누가 너와 결혼하면 그건 비자 때문이야"라는 초치는 말을 날린다. 이 트라우마 때문일까. 나탈리에게 '로맨스는 사치'가 되고 만다. 직장 동료에게 로맨틱코미디 영화의 허상과 단점을 세 시간이나 이야기할 만큼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을 정도다.
나탈리는 유능하지만 인정받지 못한다. 이유는 그녀의 뚱뚱한 몸매와 잘나지 않은 생김새 때문이다. 직장 동료들은 자신의 일을 나탈리에게 떠맡기기 일쑤다. 설상가상으로 지하철역에서 강도에게 위협까지 당한다. 강도와 실랑이를 벌이던 중 나탈리는 벽에 머리를 박고 기절하게 되면서 이 영화가 보여주려는 '꿈(환상)의 세상'이 펼쳐진다.
꿈 속에서 나탈리는 현실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낡고 좁은 집은 호화로운 공간으로 변해있고, 지독하게 말을 안 듣던 반려견도 그녀 말을 순순히 따른다. 평소의 스타일과 전혀 다른 우아미 돋보이는 옷과 구두를 입는가 하면, 잘생긴 재벌가 남자가 접근하기도 한다. 그녀는 현실과 전혀 다른 남자들의 시선이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이상, 나탈리는 이 상황을 만끽하기로 한다. 그토록 경멸하던 로맨틱코미디 속 주인공이 된 나탈리. 그녀의 로맨스는 과연 해피엔딩으로 이어질까.
<어쩌다 로맨스>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 모두가 로맨틱코미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전제조건이 있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타인의 접근(사랑)을 피하지 않아야 한다. 스스로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은 타인의 사랑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 것이다. 타인의 애정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회피하여 연애의 시작조차 힘들다. 그러니 우리는 자기애와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그러면 진정한 사랑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나탈리는 사랑에 있어 한층 성장한다. 환상에 그칠 것이라고 굳게 믿어왔던 로맨틱코미디의 공식을 직접 겪은 후 그녀는 한층 더 강해졌다. 자신을 사랑하는 법과 더불어 연애와 일 등 삶의 면면에서 성장한 그녀다.
이 영화는 밝고 유쾌하며 교훈적이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마법 같은 힘을 지니고 있다. 익숙한 전개와 주제의식을 갖추고 있지만, 판타지, 뮤지컬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극적 재미를 더했다.
그동안 로맨스에 비관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던 이들이라면 <어쩌다 로맨스>로 사고의 전환을 이뤄보자. 당신도 로맨틱코미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