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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캣츠>,
크리스마스 데이트 무비로 PICK

재미보단 예술적인 감성을 찾는 관객에게 추천

영화 <캣츠>는 <레미제라블> 이후 뮤지컬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이 된 '톰 후퍼'의 신작이다. 1981년 초연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전 세계 'BIG 4' 뮤지컬 <캣츠>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으로, 예술성이 다분하다.



고백하건대, 이 영화는 재미를 찾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예술 작품을 감상하기 위한 관객이라면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캣츠>의 관람 포인트는 '퍼포먼스'다. 무도회에서 1등을 차지하기 위해 재능을 한껏 펼쳐내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향연이 이 영화를 대하는 올바른 시선이다. 쉽게 말해 '캐릭터에 초점'을 둔 영화라는 것.



곳곳에서 원작(뮤지컬)을 재현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배우들을 고양이로 분장시킨 후 CG를 가했고, 무대 묘사를 위한 연출에서도 노고가 느껴졌다. 다만, 사람과 고양이 그 경계에 선 캐릭터들이 혹자들에겐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하지만 이 또한 적응되리), 감독 역시 이 부분에서 많은 애로사항을 겪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캣츠>는 감동적인 영화임에 틀림없다. 그리자벨라가 애처로움과 간절한 심경을 담은 고백과도 같은 곡 '메모리(Memory)'를 부르는 장면들은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포인트다. 한편, 새롭게 탄생된 OST '뷰티풀 고스트(Beautiful Ghosts)'는 감미로운 선율로 여운을 전한다.



<캣츠>가 영화화되면서 얻게 된 강점은 공간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한정(고정)된 공간에서 펼쳐질 수밖에 없는 뮤지컬과 달리, 영화에서는 공간의 장벽을 무너뜨려 공간의 자유를 얻었다. 한편, 미운오리새끼와도 같은 캐릭터 '빅토리아'의 시선에서 본 젤리클 고양이의 세계라는 기획도 뮤지컬과의 차별성으로 볼 수 있다.



작중 늙은 고양이 '듀터러노미'가 전한 메시지처럼 <캣츠>는 고양이의 세계를 다룬 작품이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쟁과 꿈을 향한 간절함 등의 욕구는 인간의 본성과 동일하다. 주목해야 할 점은, 천국에 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고양이는 '새 삶을 살기에 충분한 자'라는 것. 결국 이 영화는 꿈을 향한 간절함이 곧 자신의 (이름을 가질 수 있는)가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캣츠>는 로맨틱하게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개봉됐다. 여느 작품들보다 예술성이 돋보이기에 크리스마스에 관람할 만한 영화로 제격이라고 생각한다.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긴 그 자체만으로도 의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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