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영화 <외출>, 그들도 사랑이다

영화 <외출>은 질문한다. 불륜도 사랑이 맞냐고.


불륜은 부적절한 관계이다. 그래서 지탄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이 불륜을 저지르는 이유는 억누를 수 없는 강렬한 감정 때문일 것이다.


나는 '불륜도 사랑'이라 생각하는 입장이다. 물론, 나쁜 관계인 것은 맞다. 하지만 당사자들의 감정까지 부인할 수는 없는 법이다. 따가운 시선, 나쁜 결과로 치달을 것임을 '알면서도 행하는' 것이기에 극한의 사랑이 아니라면 함부로 저지르기도 힘든 것이 불륜 아닐까.


<외출>은 불륜으로 점철돼 있다. '인수(배용준)'와 '서영(손예진)' 각각 배우자는 불륜을 저질렀고, 결국 저들 역시 불륜의 장본인이 된다. 마치 인수와 서영의 관계는 배우자에 대한 복수 같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인수와 서영의 '진짜 속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인수와 서영의 관계는 사랑만으로 이어진 게 맞을까. 이들은 치명적인 사건에 의해 만났다. 사건은 일단락되지 않을 뿐더러 끊임없이 남녀를 불안하게 만든다. 인수와 서영은 서로의 아픔을 살을 맞대며 치유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라 보는 입장이다).



이 상황을 보면 인수와 서영의 불륜에는 사랑 외의 복합적인 상황과 감정선이 얽혀 있다. 그런데 우리의 사랑도 마찬가지 아닐까. 사랑에 의해 시작되는 관계도 있지만, 상황에 의해 사랑이 싹트는 연도 있다. <외출> 속 남녀는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가면서 사랑을 싹 틔웠다.



영화는 둘의 만남을 기적과도 같다면서 '불륜 역시 사랑'이라고 말한다. 영어 제목인 'April Snow(4월의 눈)'은 인수와 서영이 좋아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어울릴 수 없는 것들이다. 봄에 눈이 내릴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기적 같은 일이 발생한다. 이를 통해 어울려서는 안 될 남녀의 만남을 기적이라고 표현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설 연휴 가족영화로 추천! <스파이 지니어스> 리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