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는 물론, 마음까지 사로잡을 성장 영화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는 눈과 귀의 즐거움은 물론 감동의 파장까지 전하는 영화다.
10년째 예전 히트곡 하나로 버티는 슈퍼스타 그레이스(트레시 엘리스 로스)와 3년째 그의 밑에서 막내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매기(다코타 존슨)의 의기투합을 통해 시스터후드와 성장의 메시지를 담았다.
그레이스는 반복되는 공연에서 벗어나 새로운 음원 발매를, 매기는 음악 프로듀서를 꿈꾸고 있다. 이들은 나이와 직업, 성격 모두 다르지만 음악이라는 공통 소재에 대한 꿈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또한 둘 모두 열정 가득한 여성들이다.
두 인물이 처한 상황은 현실성을 다분히 반영한다. 자신과 팬들을 위해 음원 발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주변의 반대와 두려움에 부딪혀 포기하는 그레이스, 젊은 패기로 열정을 바치지만 아직 꿈을 이루기에는 밞아가야 할 것들이 많은 매기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둘의 모습은 마치 사회 만년생과 초년생의 관계처럼 보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와 <인턴(2015)>을 연상시킨다. 한편 그레이스가 가수로서의 정체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상황은 <스타 이즈 본(2018)>의 앨리(레이디 가가)의 모습과 닮았다.
그레이스와 매기는 각자의 강점으로 서로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면서 음원 발매의 성공을 향해 나아간다. 이 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지만 서로의 진면모를 확인해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여정을 통해 두 사람은 성장한다.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는 꿈과 음악의 도시 LA를 배경으로 제작됐다는 것만으로도 낭만과 설렘을 자극한다. 특히 그레이스의 음반사의 배경이 된 캐피털 레코드 타워와 하이킹 신이 펼쳐진 카탈리나 섬 해안은 열정과 낭만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영화 <어바웃 타임(2013)> 제작진이 참여해 화려한 비주얼을 완성해냈다.
한편 음악 영화인 만큼 OST에 대한 언급도 빼놓을 수 없다. 엑소 백현부터 비욘세, 레이디 가가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작업한 음악 프로듀서 다크차일드(로드니 저킨스)와 그래미 어워즈 수상자 코린 베일리 래가 사운드트랙 제작에 참여해 귀르가즘을 선사한다. 도니 해서웨이, 맥신 브라운, 아레사 프랭클린 등 시대를 아우르는 아티스트들의 숨은 명곡들이 수록된 것도 특이점으로 꼽을 수 있다.
사실 이와 같은 스토리는 뻔한 전개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는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열연과 시청각을 만족시키는 화려한 비주얼과 사운드트랙을 앞세워 113분의 러닝타임을 순식간에 앗아간다.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는 편하게 볼 수 있지만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영화다. 특히 동화 같은 감격을 선사하는 엔딩이 인상적이다. 음악 영화, 감동 스토리를 좋아하는 관객에게 특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