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리턴>은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그린 젊은이의 꿈과 현실을 그린 영화다. 실패한 권투선수 다카키 신지와 실패한 야쿠자 미야자키 사루의 고교동창의 플래시백으로 전개된다.
두 사람의 회상을 통해 드러난 청소년기와 청춘의 삶은 녹록지 않다. 얼핏 대장(마사루)과 부하(신지)의 관계처럼 보이지만 둘의 우정은 제법 끈끈하다. 늘 붙어다니는 둘은 그야말로 사고뭉치이다. 수업에 빠지는 건 당연하고 급우를 괴롭히고 돈을 빼앗는 것도 예사다. 심지어 선생님까지 골탕먹인다. 그러던 어느 날 마사루가 권투 선수에게 얻어맞는 일이 발생하고 이를 계기로 마사루는 신지와 함께 권투를 배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마사루의 권투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스파링에서 패한 후 관둔 후 야쿠자가 된다. 반면 신지는 체육관의 기대주로 떠오른다. 하지만 실패한 선배와 어울리다 페이스를 잃어 시합에서 지고 만다. 마사루 역시 선배 야쿠자들에게 버릇없이 굴다 버려진다.
두 남자의 과거와 현재는 한 마디로 형편없다. 고교시절에나 싸움깨나 해서 아이들이 벌벌 떠는 대상이었지, 지금은 능력 없는 백수에 불과하다.
다시 현재. 둘은 과거의 모습과 같이 한 자전거에 나란히 탄 채 학교 운동장을 돈다. 신지는 묻는다. "우리들 이제 끝난 걸까?" 여기에 마사루는 이렇게 답한다. "바보야! 아직 시작도 안 했어!"라고. 사실 평탄치 않은 과거를 걸어온 두 사람의 미래는 가시밭길이 될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일까. 둘을 응원하고 싶어진다. 부디 '올바른 길'로 향하길 바라며.
개인적으로 신지가 안타까웠다. 그를 보면 '친구(주변인)'를 잘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를 만나는가, 어떤 환경에 처해있는가는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뼈저린 경험이 교훈의 밑바탕이 될 수 있겠지만, 신지의 길을 걷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20대가 보면 왠지 씁쓸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성장영화 <키즈 리턴>. 문제아들에게 교육용 영화로 보여주면 어떨까 싶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