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끝사랑'
황정음 특유의 밝은 에너지 좋아
내 최애 캐릭터는 김신혁(최시원)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세상은 특별한 주인공(주연)만 기억한다는 편견을 씻어주는 <그녀는 예뻤다>.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꿈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다.
누군가 꿈을 물어봐줬기에 그에 대해 생각하고 키워나갔던 어린 시절. 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꿈은 뒤로한 채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현재 꿈을 접은 채 살아가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면 <그녀는 예뻤다>로 위로와 힘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완벽해 '보여도' 밖으로 꺼내지 못할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부족해 보여도 탄탄한 내실의 소유자가 있는 법. 그래서 인간은 관계를 맺으며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 결실을 맺어나간다. 일과 사랑. 어느 것 하나 홀로 완성할 수 없다.
겉보기에 부족한 김혜진(황정음)은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던 끝에 힘들게 '더 모스트' 관리팀 인턴으로 채용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편집팀으로 차출된다. 어릴 적 동화작가를 꿈꾸기는 했지만 패션과 뷰티에는 무지한 혜진. 하지만 교정·교열의 재능과 성실함으로 어렵사리 버텨나간다. 어린 시절 친하게 지내던 지성준(박서준)과 재회하기로 한 어느 날, 반가운 마음도 잠시. 당당하게 나서지 못한다. 근사해진 성준과 달리 자신이 너무 초라하다고 느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낸 묘책이 절친 민하리(고준희)를 대신 내보내는 것. 단 하루의 만남이 끝일 줄 알았는데, 웬걸! 성준이 '더 모스트'의 부편집장으로 부임되면서 곤란한 상황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정체를 숨겨야만 하는 혜진과 거짓을 믿고 있는 성준. <그녀는 예뻤다>는 꼬인 상황을 풀어나가는 과정과 캐릭터들의 성장을 보여준다. 저마다의 결핍을 통해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이 드라마의 최대 장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결핍을 갖고 있고, 그 덕분에 성장할 수 있는 법이다. 성장의 동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다름 아닌 '자신을 믿는 것'이다. 제목처럼 '당신도 충분히 예쁘다(멋있다)'는 점, 잊지 않기를 바란다.
한편 이 드라마의 장점 중 하나는 '제대로 웃기는' 캐릭터가 있다는 것. 명랑한 캐릭터의 김신혁(최시원)과 혜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남녀 대표 못난이 캐릭터(혜진의 외모는 영화 <미쓰 홍당무> 속 양미숙 같다)인 둘의 케미스트리는 드라마의 재미를 극적으로 끌어올린다. 한편 몇몇 캐릭터에 대한 미스터리가 극의 끝까지 이어지는데, 이는 시청을 중단할 수 없게 만드는 힘으로 작용한다.
황정음 특유의 밝은 캐릭터를 좋아하는 나는, 그녀의 출연작을 (재)정주행 중이다. 덕분에 에너지를 얻고 있다. 지금은 <운빨 로맨스> 정주행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