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시스>는 스너프 필름(snuff film)을 소재를 다룬 범죄스릴러 영화로, <디 아더스>로 국내에서 인지도를 높인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장편 데뷔작이다.
주인공 앙헬라는 '영상물의 폭력'을 주제로 논문을 준비 중인 여대생이다. 지도교수에게 자료 수집을 위한 폭력 영상 테이프를 구해달라고 부탁한 날, 프로젝션 룸에서 영상물을 보던 교수가 사망한다. 교수의 사망 원인이 테이프와 연관돼 있음을 직감한 앙헬라는 테이프를 갖고 와 수업에서 알게 된 영상(폭력, 살인, 포르노) 수집 마니아인 케마와 함께 테이프를 본다.
영상의 정체는 스너프 필름이었다. 스너프는 살해나 잔인한 폭력 현장을 생생하게 담은 영상을 말한다. 연출·편집될 것도 있고 날것 그대로를 찍은 것도 있다. 앙헬라와 케마가 본 영상은 이들이 알고 있는 여대생의 살해 장면을 담은 것이었다. 둘은 살해자를 찾기 위해 촬영 카메라의 주인을 찾던 중 보스코를 의심하고 그의 행적을 쫓기 시작한다. 과연 그는 범인이 맞을까.
<떼시스>는 범인을 쫓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폭력물이 실생활에 끼치는 영향과 인간의 잔악한 욕망을 이야기한다. 스너프 필름은 살해와 폭력을 담은 극악한 영상이지만 그것을 바라는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제작된 것이다. 비난하거나 피하는 이들도 있지만 궁금해하는(즐기는) 이들도 많다는 것. 이미 봤으면서 안 본 척하는 이중성에 놓인 이들도 꽤 많을 것이다.
앙헬라가 이중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포르노, 폭력물을 보지 않는다면서 논문의 소재를 폭력으로 정한 것부터 아이러니하다. 자신의 말마따나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해당 자료를 보고 읽어야 하는데, 죽도록 싫다면 굳이, 왜, 하필 이 소재를 택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스너프 필름에 대한 경험이 없었다고 해도 호기심(욕망)은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단연 스너프 필름은 극악무도한 영상물이다. 제작되어서는 안 되지만 팔리니까 만든다는 것이 제작자들의 변이다. 영화에서는 앙헬라의 두 번째 논문 지도교수 카스트로가 같은 맥락의 말을 한다.
인터넷의 성행으로 각양각색의 포르노, 폭력물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같은 영상들은 야하고 잔혹하다는 사전 경고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을 갈망하는 것이 인간이다. 스너프 필름이 극적인 예시이지만 사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것들은 인간의 욕망을 사고파는 형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상업적인 것은 수요가 있기에 공급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질문. 스너프 필름은 사라져야 마땅할까? (아마 사라지진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