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5일. 오늘은 소한이다. 소한은 1년 중 가장 추운 날을 뜻하는 대한보다 사실은 더 매서운 날씨를 자랑한다. 실제 경험에 의하면 소한을 기점으로 대한에 이르기까지 혹독한 추위가 이어지고 대한이 지나면 날씨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오늘은 밤을 샜다. 뭘 하느라 그런 건 아니고 8시 경 잠깐 눈을 붙였다 뜨니 밤 10시였다. 그 뒤론 잠을 이루지 못해 지금 이 시각까지 깨어있다. 바깥이 잠잠한 시간이라 무척이나 고요하다. 창문을 여니 절기를 가늠케 하는 날씨가 느껴진다. 물을 끓이고 홍차를 내려 마시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잠이 도무지 안 와서 뭐든 하면 잘 수 있겠지, 라는 마음으로 쓸데없는 생각을 해본다.
소한이 추운 이유에 대해 생각해본다. '겨울이니까'가 정확한 답일 테다. 그리고 또 생각해본다. 소한은 새해가 시작된 후 가장 먼저 만나는 절기다. 그래서 하늘이 '올해는 정신 좀 차리고 잘 살아보라'는 마음으로 정신 번쩍 들게 만드는 날씨를 내린 게 아닐까, 라는 엉뚱한 답을 내려본다.
이런 글을 적는 것도 오랜만인 것 같다. 예전엔 이것저것 다양한 생각들을 짧든 길든 써내려가는 걸 좋아했는데, 요즘은 그럴 겨를이 없었다. 물론 시간적 여유가 없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만사가 귀찮아진 게 사실이다. 오랜만에 늘어지게 잠을 자고 그 동안 못 했던 드라마 정주행을 하며 '백수가 체질'인 사람처럼 보내고 있다.
이쯤에서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의도를 눈치 챈 사람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를 위해 쓸 시간이 늘어났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 하고 있는 나를 채찍질하기 위한 일종의 반성문 같은 것이다.
일도 하고 글도 쓰고 있지만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이유는 마음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책도 읽고 영화도 열심히 보고 공부도 시작해야지. '날씨야, 정신 좀 차리게 매서운 회초리를 휘둘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