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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터치하는 힐링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 리뷰

좋은 삶이란 작은 행복들의 총합이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은 오늘, 하필 죽음이 다가왔다
힐링 전도사 디즈니·픽사, 어른들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 공개


제목처럼 감성 충만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이 탄생했다. 코로나19의 창궐로 몇 차례 개봉을 연기해 온 <소울>이 드디어 베일을 벗은 것. 명료한 메시지와 번뜩이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 영화가 침체된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뉴욕에서 기간제 음악 교사로 근무 중인 주인공 조 가드너(제이미 폭스)는 재즈 피아니스트로 무대에 오르기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이 현실로 다가온다. 존경하던 색소폰 연주자로부터 무대에 오를 것을 제안 받은 것이다. 일상일대의 기회를 얻고 그 날 거리 한복판의 맨홀에 빠지는 사고를 겪게 된다.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행복한 날 생을 마감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정신을 차려 눈을 뜬 조는 저승으로 가는 컨베이어벨트 위에 있다.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영문 모를 곳에 도착하고 만다. 그곳은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탄생을 앞둔 아기 영혼들이 멘토링을 받고 각자의 성격과 가치관, 재능을 찾아가는 공간이다. 아기 영혼들은 자신만의 불꽃을 찾을 수 있는 '당신의 전당'과 지구의 모든 것을 경험하고 영감을 주는 '모든 것의 전당'을 거쳐 세상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조는 영혼 22(티나 페이)를 만나 세상으로 향한다. '태어나기 전 세상'의 카운슬러 제리가 조를 멘토 영혼으로 착각하고 영혼 22를 배정한 것이다. 그런데 영혼 22는 꿈을 향한 강한 열망을 지닌 조와 달리 태어나는 일에 시니컬하다. 그러나 조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영혼 22와 함께할 수밖에 없다. 간디와 링컨, 테레사 수녀마저도 멘토링을 포기한 영혼 22와 한 팀이 된 조. 둘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대개의 경우 목표가 없는 삶은 환영 받지 못한다. 그러나 <소울>은 거창한 꿈이 없는 삶도 소중하다고 말한다. 뉴욕 피자의 황홀한 맛, 아름다운 자연 등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사소한 것들의 가치를 일깨운다. 거창하지 않아도 행복을 선사하는 요소들은 삶(태어나는 일)에 시큰둥하던 영혼 22의 가치관을 바꿔 놓는다. 한편 원대한 꿈만 좇던 조는 일상에서 놓쳤던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소울>은 지금까지의 작품들이 강조한 '꿈(목표)을 가져라'는 주제와 달리 '매 순간의 행복을 만끽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대개 죽음을 앞둔 이들은 소소한 행복을 놓친 것에서 후회한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현재를 온 감각으로 만끽한다면 행복으로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다.


책 《멈추어야 할 때 나아가야 할 때 돌아봐야 할 때》는 이렇게 질문한다. '당신은 눈앞에 있는 풍경을 보지 못했네요. 당신은 손에 쥐고 있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네요. 정말로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살고 있지 않나요? 하지만 이 순간에 감사하며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눈앞에 있는 아름다운 풍경은 사라지고, 손에 쥔 행복도 놓쳐버리네요.' (350~351쪽 중에서)


성공이란 순간의 집중과 행복이 총합이 아닐까. 위인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에 짓눌려 일상의 소중함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 햇살과 바람이 특별하게 느껴질 것이며 나만의 소확행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다.


좋은 삶이란 작은 행복들의 총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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