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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후지시로 세이지: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展

6월 10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후지시로 세이지: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展'이 개최됐다.



후지시로 세이지(藤城淸治)는 카게에(그림자 회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작가로, 9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서도 하루 7시간 이상 작업에 임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된 미야자와 겐지의 미완성 장편동화 '은하철도의 밤'을 그림책으로 엮어 이름을 알린 바 있다.


'후지시로 세이지' 초상, 김용진 作                                


카게에는 밑그림을 그리고 자른 다음 셀로판지를 붙이고 조명을 스크린에 비춰 색과 그림자로 표현하는 장르이다. 오려 붙인 재료와 빛의 강도, 투과율 등을 계산해야 하는 치밀한 작업 과정을 거친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초토화가 된 도쿄에서 골판지와 전구를 사용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에도 여전히 정전이 잦았던 일본에서 카게에를 통해 희망을 모색했다. 그의 작품은 사랑과 평화, 공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전시된 작품수는 무려 160여점에 달한다. 초기 흑백 작품인 서유기 시리즈, 일본 상업연극에 한 획을 그은 캐릭터 캐로용 인형, '은하철도의 밤', '울어버린 빨강 도깨비', 성서의 이야기를 다룬 성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한 '잠자는 숲'은 감탄사를 절로 내뱉게 할 정도의 수려함을 자랑한다.


'잠자는 숲'


후지시로 세이지는 '동양의 디즈니'로 불리기도 한다. 아이들에게는 희망과 환상을, 어른들에게는 추억으로의 회귀와 동심을 선사하는 작가다.


전시 기획자의 훌륭한 연출력도 작품의 아름다움을 배가시키는 데 한 몫 했다. 특히 물을 활용해 작품의 생동감을 더한 것이 인상적이다.


'후지시로 세이지: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展'을 통해 쉽게 접하기 힘든 카게에에 주목할 수 있어서 좋았고 멋진 작가를 알게 되어 기쁘다. 전시관 내 포토존은 입·출구 두 군데이다. 전시는 10월 12일까지.


인상적이었던 출구 포토존 속 후지시로 세이지 인사말                                


전람회를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여기에서 만났던 것을

마음 속에 간직해 주세요.

그리고 문득 떠올려 주세요.

그때, 아름다운 빛이

마음속에 들어온다는 것을.

마음에 그늘이 있다면

밝은 빛으로 감싸 준다는 것을

빛과 그림자가 조화를 이뤄

마음에 평온을 주고

작은 꿈이, 커다란 희망이

삶의 기쁨으로 될 수 있기를.

또 만납시다.

- 후지시로 세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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