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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셜 네트워크' 리뷰

SNS는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다. 그 속에는 또 다른 차원의 세상과 규칙이 존재한다. 현실적인 동시에 비현실적인, 현실과 접점이 있는 새로운 소통의 장이다. 따라서 세상과 소통하는 새로운 형태의 감각이 필요하다. 모바일 미디어 기반인 SNS에는 손바닥만한 모니터 위로 실제를 압도하는 과잉현실이 쏟아진다.


 SNS는 본질적으로 편지를 쓰고 전화통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던 것과 다르지 않다. 그 중심에 <소셜 네트워크>는 페이스북이 마크 주커버그의 개인적인 욕망을 경유하고 그것을 잘 포착한 영화다. 는 상대를 알고 싶은, 상대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욕망이 자리하기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성공사례처럼 페이스북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에도 인문학적 사고, 인간에 대한 통찰이 빠지지 않는다. 이는 SNS 역시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고, 사람들의 진정한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소통의 욕망을 얼마나 충족시켜주는가이다. 아무리 많은 정보가 채워진다고 해도 소통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감정 교류의 중심은 정보의 양이 아닌 질이기 때문이다. 상대를 알고 싶은 욕망의 일부는 정보 공유로 채워질 수 있지만 소통은 정보의 축적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소셜 네트워크>의 마지막 장면은 이 점을 지적하며 마무리된다. '진정한 소통은 무엇으로부터 기인되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면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어 있지만 느슨한 관계일 뿐이다. 탄탄한 결속력, 결핍을 채울 수 없어 공허함에 허덕일 뿐이다. SNS의 기술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확장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SNS 상에서 연결되기를 바라며 광활한 세계에서 친구를 찾아 헤매는 항해를 멈추지 않는다. 언젠가는 이 항해가 진정한 소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환상을 품은 손가락은 오늘도 부지런히 움직인다.



<소셜 네트워크>의 데이비드 핀처 감독과 각본가 아론 소킨은 수줍은 성격의 청년 마크 저커버그의 성공담을 통해 무수한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마크 저커버그는 현대인의 욕망을 꿰뚫어본 천재인가, 타인의 아이디어를 훔쳐 발전시킨 사기꾼에 불과한가, 개인적인 욕망이 시대정신과 교묘하게 맞아떨어진 운 좋은 인간일 뿐인가. 정답은 없다. 개인이 판단하기 나름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 영화가 현실의 문제를 면밀하게 짚어낸, 관계에 대한 인문학적 사색을 이끌어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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