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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학교는> 리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54개국에서 정상을 차지한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학교에 고립돼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학생 및 시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2009년 주동근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서사는 단순하다. 폐쇄된 공간에서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돼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과정의 연속이다. 한 회 당 한 시간쯤, 총 12회로 짧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인 학교를 그리기 일쑤다. 전형적인 좀비물에 그친다. 쉽게 말해 좀비떼에 속수무책인 인간 군상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 학교는>이 일군 쾌거라고 할 만한 점은 학생들이 주인공인 최초의 K좀비물이라는 것이다. 어른이 아닌 아이들이 직접 위기를 탈출하고 극복해가는 여정을 그린 점이 인상적이다.


한편 위기의 중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간의 밀도를 높인 것이 신의 한 수다. 지금까지의 좀비물이 넓은 공간을 배경으로 한 것에 반해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좁은 교실, 복도 등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져 공포를 극대화했다. 삽시간에 변한 좀비떼를 피하고 친구들과 생존하기 위해 분투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아찔하고도 처절하다.



사실적인 묘사도 인상적이다. 청소년관람불가작 답게 제대로 포현했다. 혈흔이 낭자한 공간과 보색인 학생들의 초록색 교복은 시각적 충격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


원작과의 차별점은 바이러스의 출처가 밝혀진 것이다. 웹툰에서는 좀비 바이러스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밝혀지지 않지만 드라마에서는 인간의 손에서 탄생했다는 설정을 뒀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정신 없이 휘몰아치는 바이러스 전쟁 속에서 '진짜 어른'의 모습을 되새기게 만든다. 이기적인, 말만 앞서는 어른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살 길을 찾아가는 10대들의 생존기는 인간의 악성을 풍자한다.


드라마는 반인반좀의 이야기가 펼쳐질 다음 시즌을 예고하며 마무리된다. 시즌 1보다는 풍부한 서사가 펼쳐질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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