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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토라는 남자' 리뷰

삶의 이유를 되찾은 ‘꼰대 오토’


휴머니즘 영화의 대명사 톰 행크스 주연의 신작 '오토라는 남자'가 3월 29일 개봉한다.



영화는 뉴욕타임스 93주 베스트셀러이자 전 세계 1,30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오베라는 남자'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이다. '오토라는 남자'가 제작되기 전 스웨덴에서 해당 소설을 영화화한 바 있다.


주인공 '오토'(톰 행크스)는 한평생 사랑했던 아내 '소냐'를 잃은 후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죽기를 결심하지만 기막힌 타이밍으로 이를 방해하는 이웃들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인생 최악의 순간, 뜻하지 않은 이웃과의 접촉으로 오토의 삶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화는 원칙주의자이자 까칠하기 그지없는 '꼰대 오토'의 일상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그랬던 그가 새로운 이웃과 교류하고 기존 이웃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면서 다정하고 따뜻한 '순한 오토'로 변해간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오토가 왜 까칠하고 깐깐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여러 차례 극단적인 시도를 했던 오토가 변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들은 새로 이사 온 '마리솔'(마리아나 트레비노)네 가족이다. 사다리와 공구를 빌리고 운전을 해서 목적지까지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는 이들에게 짜증을 내던 오토가 점차 변해간다. 함께 식사를 하고 마리솔의 딸들과 가까워지면서 또 다른 형태의 가족이 된다.



이렇듯 '오토라는 남자'는 삶의 이유를 찾지 못했던 한 남자가 이웃들의 관심을 통해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휴먼드라마다. 여느 영화들에서 기대하는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던 내 주위엔 또 다른 초 하나가 놓여져 있었기에'라는 가수 god(지오디)의 '촛불하나' 노랫말처럼 타인의 영향력, 함께의 기적을 일깨운다. 이어지는 노랫말 '붉을 밝히니 촛불이 두 개가 되고 그 불빛으로 다른 초를 또 찾고 세 개가 되고 네 개가 되고 어둠은 사라져가고'처럼 오토의 이웃들에게도 하나 둘씩 좋은 일이 생긴다. 이처럼 좋은 기운은 전염된다.


영화는 톰 행크스의 상징성을 영리하게 활용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작으로 꼽는 '포레스트 검프', '캐스트 어웨이', '터미널' 등의 주인공을 맡으며 대체 불가한 배우로 자리잡은 톰 행크스는 43년 연기 내공과 특유의 감성을 발휘해 완벽한 오토로 분했다.


'오토라는 남자'는 따뜻한 봄날씨와 닮았다. 자극적이지 않은 에피소드 위에 봄바람 살랑이듯 유쾌한 포인트들이 매력을 더한다. 삶이 버겁고 힘들다고 느끼는 이들에겐 희망을, 사랑하는 친구나 연인, 가족과 함께 본다면 유대감과 공동체의 힘을 실어줄 것이다. 오토가 아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보여주는 "소냐를 만나기 전에 내 삶은 흑백이었어. 소녀는 컬러였지"라는 대사가 지금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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