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애니메이션 영화 <블루 자이언트> 리뷰

시청각을 사로잡는 재즈, 마음을 훔친 캐릭터들의 열정에 홀릭

애니메이션 영화 <블루 자이언트>. 재즈를 좋아하거나 열정이 고픈 이들이라면 관람하기를 권한다.



세 명의 10대 소년들이 재능과 열정을 발휘하며 꿈을 이뤄가는 여정을 그린 <블루 자이언트>. 홀로 색소폰을 연습하며 열정을 불태우는 '다이'는 세계 최고의 열주자를 꿈꾸며 도쿄에 왔다. 소리로 온전히 마음과 상황을 표현하는 연주자를 꿈꾸며 뚝심 있게 꿈을 밀어붙이는 인물이다.


세계 최고의 재즈 플레이어에 도전하는 열정 MAX 테너 색소폰 연주자 '다이'

재즈를 즐기기 위해 들른 곳에서 다이는 이미 프로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실력파 피아노 연주자 '유키노리'를 만난다. 용기를 내어 유키노리와 팀을 이루게 된 둘. 그러나 둘의 성향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다이는 재능과 에너지를 끊임없이 발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유키노리는 타고난 재능을 갖췄지만 도전 없이 안정적인 연주를 하는 타입이다.



연주부터 작곡까지 재능 만렙! 커리어 UP을 위해 연주하는 천재 피아니스트 '유키노리'

또 다른 인물 '슌지'는 다이의 동창이다. 다이의 영향으로 재즈와 드럼을 접하게 된다. 드럼 연주자가 필요했던 아이와 유키노리는 슌지를 팀원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연습에 돌입한다. 물론 유키노리가 슌지를 팀원으로 인정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결국 원팀 'JASS(재스)'가 되어 무대까지 오르게 된다. 다른 팀원들과는 달리 재능이 없었던 슌지는 피나는 노력으로 발전하는 인물이다.



축구를 포기한 미련이 재즈를 향한 열정으로 타오른 경험 ZERO 드러머 '슌지'

<블루 자이언트>는 이 세 명의 청춘이 함께 피와 땀을 흘리며 성장해가는 여정을 그린다. 각기 다른 캐릭터가 각자의 손에 쥔 악기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온갖 감정에 휩싸였다. 인물들이 기특하기도, 멋있기도, 안쓰럽기도 했다. 불협화음이 최고의 앙상블로 완성되는 여정은 큰 감동으로 와 닿았다.



재즈를 주 소재로 다룬 애니메이션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관객의 기대를 끌 만한 <블루 자이언트>. 실제로 접하면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인물들이 다루는 악기와 연주의 의미, 영화 속의 음악 하나하나가 인상적이다. 사운드트랙을 찾아듣고 싶을 만큼 명곡들이 이어진다.


Original Soundtrack

[퍼스트 노트(First Note)]

기념할 만한 첫 오리지널 곡. 작은 라이브 공연장 '세븐 스팟'에서 열린 첫 무대에서 연주된 후 라이브에서 연주할 때마다 밴드 '재스'의 평판을 높여왔다.


[뉴(N.E.W.)]

카츠시카 구민홀에서 열린 카츠시카 재즈 페스티벌 신에서 등장하는 곡. "다른 출연자, 그리고 모든 청중에게 재스의 음악과 이름을 새겨주자"라는 목소리가 들려올 듯한 기백 넘치는 퍼포먼스.


[위 윌(WE WILL)]

강함과 함께 연약함도 재스의 큰 무기가 된다는 것을 전해주는 넘버.


특히 다이가 연주하는 테너 색소폰의 강하고 거친 사운드는 연주자의 생각과 열정이 숨소리로 표현된 듯하다. 영화 속 청충들 뿐만 아니라 스크린 밖 관객들까지 압도하는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유키노리의 피아노 선율은 매끄럽고 유려하다. 색소폰과 드럼 사이를 잇는 안정감을 주는 연주다. 슌지의 드럼 연주는 초반엔 삐걱한 듯 보이나 무대를 반복할수록 발전의 묘미를 보여준다.


청각뿐 아니라 비주얼로 표현된 재즈 선율도 인상적이다. 스크린을 가득 메운 빛과 색채의 향연이 음악의 감흥을 북돋운다.


<블루 자이언트>가 대단한 이유는 역동적인 재즈 연주를 영상으로 표현한 데 있다. 유명 재즈 피아니스트인 우에하라 히로미가 음악과 피아노 연주를 담당했고, 색소폰은 전 세계 연주자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거친 후 바바 토모아키가 채택되었다. 드럼은 우에하라가 지명한 이시와카 슌이 맡았다. 주인공의 목소리는 전문 성우가 아닌 배우가 맡았다. 연출을 맡은 타치카와 유즈루 감독은 수많은 대히트작을 만들어 온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매드맥스 출신으로, 다양한 애니메이션 작품의 감독을 맡아왔다. 이번 영화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연출력을 입증했다.


제목인 '블루 자이언트'는 본래 온도가 너무 뜨겁게 올라 붉은빛을 넘어 푸르게 빛나는 별을 뜻한다. 영화에서는 엄청난 무대를 펼친 재즈 플레이어를 일컫는다. 흔히 붉은색으로 표현되는 열정 그 이상을 뜻하는 제목의 값어치를 고스란히 해냈다.


<블루 자이언트>는 이시즈카 신이치가 그린 동명의 원작 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2013년 '빅 코믹'에서 연재를 시작한 만화는 세계 최고의 재즈 플레이어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다이를 중심으로 한 흥미롭고 감동적인 스토리다. '소리가 들려오는 만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독자를 매료시켜 제20회 문화청 미디어예술제 만화부문 대상 및 제62회 쇼가쿠칸만화상(일반대상부문) 등 많은 상을 받았다. 코믹스의 시리즈 누계 부수 1,100만 부를 넘은 대히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를 보며 데이미언 셔젤 감도의 <위플래쉬>가 연상되기도 했다. 앤드류의 피땀 어린 열정을 애니메이션으로 접하는 듯했다. 스크린을 뚫고 나온 에너지로 온몸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했다. 기대 중인 관객이라면 반드시 사운드 환경이 좋은 관에서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10월 18일 개봉. 쿠키영상 있음.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용감한 시민> 리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