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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웹드라마 <LTNS> 리뷰

타인의 불륜을 비웃지 마라!

발칙하고 재미있는 웹드라마를 찾는다면 티빙 <LTNS>를 추천한다.



<LTNS>는 'Long Time No Sex'의 줄임말이다. 섹스리스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주인공은 5년차 부부 우진(이솜)과 임박사무엘(안재홍)이다. 화끈한 성생활을 즐겼던 둘은 부부가 되면서 잠자리에서 섹스는커녕 1인 1침대를 쓰고 대화도 없이 등 돌리고 잔다.



부부 관계를 한 지 오래 돼 마지막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 우진이 씻고 왁싱까지 했다고 말하자 사무엘은 "위생적이겠네"라며 모른체할 정도. 관계 회복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지만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다.



캐릭터가 참 마음에 든다. 우진은 리더십 충만한 대장부 같은 여성이고 임박사무엘은 소심한 남성이다. 우진은 호텔 로비에서 일하며 '재미있는 불륜 커플이 없나' 눈여겨 보며 노트에 메모를 하는 게 일상, 사무엘은 서울대와 대기업 출신이었지만 사업에 실패해 택시기사로 하릴없이 시간을 때우는 게 일상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부부의 위험한 행각이 시작된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장거리 운행을 요청하는 손님의 따따불 요청에 돈 좀 만져보려다 택시가 침수되는 어이없는 사고를 당한 사무엘은 몇 천의 돈이 필요했고, 친구 정수(이학주)에게 돈을 빌려볼까 했지만 거절당한다. 정수가 불륜을 저지른다는 사실만 들은 채 헤어진 둘. 사무엘은 실수로 정수의 불륜 사실을 우진에게 폭로하고 만다. 발끈한 우진이 정수의 아내에게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하자, 정수는 잘못한 대가를 벌금형 3000만원으로 치르겠다고 제안한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진은 못이긴 척 덥석 돈을 챙긴다. 이렇게 불륜 커플을 협박하면 돈이 된다는 걸 알게 된 우진은 자신의 수첩에 썼던 커플들의 리스트를 꺼내 든다.



무모한 생각에서 시작된 부부의 '불륜커플 협박 프로젝트'는 매 회차마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거듭하며 진행된다. 역시 큰 돈 벌기란 쉽지 않다. 2화에서는 임신한 아내를 두고 사내 바람을 피던 은행원 커플을, 3화는 장인어른과 아내에게 인정받지 못해 마음이 공허한 돌 사업가와 남편의 손조차 언제 잡았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의 불륜을, 4화는 동성애 커플의 불륜을 다룬다. 떨어진 아파트값 1억 5천만원까지만 벌고 끝내자는 우진과 사무엘의 웃픈 비즈니스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4화부터는 슬퍼진다. 이유는 우진과 사무엘의 속사정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5화 이전에도 불륜 커플들을 보면서 스스로의 섹스 현실을 뉘우치는 장면들이 인상적이었지만 4~6화의 하이퍼리얼리즘 전개는 상당히 마음이 쓰라렸다.


4화에서 사무엘은 옆집 여자 민수(옥자연)과 청소 메이트로 지내면서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낀다. 감정을 나누던 사무엘과 민수의 밀회가 우진에게 들키게 되고, 우진은 자신들이 했던 방식대로 민수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다.



사무엘은 우진의 2년 전 가출 사건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었다. 다툰 후 가출한 우진이 전 남자친구(류덕환)와 은밀한 밤을 보냈다는 것을 알았지만 2년 동안 털어놓지 않고 꽁꽁 묻어두고 있었던 것. 둘이 다투는 장면을 감독은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로 표현한다. 빗방울이 쌓여 첨벙거리는 소리가 가득한 집. 빗방울은 울분과 먹먹한 감정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이 외에도 감각적인 영상미가 돋보이는 신들이 자주 등장한다.


<LTNS>는 부부 관계뿐 아니라 텅 빈 통장 잔고, 대출 등 집 안팎의 문제들을 위트있게 그린 블랙코미디이다. 이솜과 안재홍이 현실에 허덕이는 모습은 함께 출연한 영화 <소공녀(2018)> 속 장면들과 닮아있다. 마치 <소공녀>의 확장판 같은 <LTNS>! 현대인의 초상을 그린 매력있는 드라마로, 자신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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